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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재테크여왕 | 2020.04.14 | 조회 259 | 추천 0 댓글 2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셔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 등대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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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mman | 추천 0 |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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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wet | 추천 0 |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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