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체국 

-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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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롭지 않으려고 길들은

​우체국을 세워 놓았다

​

​누군가가 배달해 놓은

​가을은 우체국 앞에 머물 때 

​

​사람들은 저마다 수신인이 되어
가을을 받는다

우체통에 쌓이는 가을 엽서
머묾이 아름다운 발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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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노란 그늘이

​우체국을 물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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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마음에 굽혀

​노랗거나 붉어진 시간들

​춥지 않으려고

​우체통이 빨간 옷을 입고 있다

우체통마다

​나비처럼 떨어지는 엽서들

​

​지상의 가장 더운

​어휘들이 살을 맞댄다

가을의 말이 은행잎처럼 쌓이는
가을 엽서에는 주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