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놀이 -문정희-
조용히 흔들리는 그네에 앉아 뜨거운 돌멩이 강물에 던지며 고백놀이를 한다 휘날리는 머리칼마다 온밤을 울고 지샌 바람의 냄새
오,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랑을 했을까 사랑은 단 한 번의 불꽃이어야 한다는데 내 가슴 속에는 가도가도 끝없는 사막이 있어 밤마다 짐승처럼 온몸을 뒤틀었을까 오, 나는 왜 고즈넉한 그늘 아래 가만히 서 있질 못했는가 엉덩이 뿔을 뽑아 말뚝을 만들고 기꺼이 거기 묶여 풀을 뜯어 먹는 평화로운 초원을 거부했는가 오, 나는 왜 편안한 식민지를 버리고 언제나 사막을 서성거렸는가 하나의 눈물을 위해 천 개의 기쁨을 던져 버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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