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볼트 테일러는 성공한 뇌과학자였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강의를 병행했고, 미국 전역을 돌며
학술대회에 참가했지요.
그러던 37살의 어느 날 아침,
그녀가 평생토록 연구해온 ‘뇌’에
문제가 생깁니다.
뇌에서 출혈이 일어나 뇌의 기능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실 전화번호도 잊어버리고
단어를 발음할 수 없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몸에 힘이 없어집니다.
그녀가 겨우 떠올린 번호는
1,600㎞ 떨어진 곳에 사는
어머니의 전화번호였지요.
뇌가 마비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와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어머니라는 사실,
놀라우면서도 당연하지요?
이후 그녀는 대수술과 재활 치료를 동반한
8년의 회복기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곁을 지킨 사람은 어머니였습니다.
“괜찮아,
나랑 같이 살자.
엄마가 옆에서 평생 보살펴줄게.”
그의 어머니는 말하기, 쓰기, 읽기, 숫자 감각 등
모든 회복 과정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돌봤습니다.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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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볼트 테일러 박사는 뇌졸중에 걸렸던
자신의 경험을 다룬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의 딸로 태어난 것이
나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축복이었다면,
다시 엄마의 아기로 태어난 것은
나에게 가장 큰 행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