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뿌렸나
여기 후미진 길모퉁이에
꽃 한 송이,
저 혼자 방긋만 해도
무슨 말을 하는지
벌 나비 알아듣고
꽃 소문 퍼뜨리느라 종일 바쁘네.
꽃은 세상에 제일가는 알부자,
바람도 제 것
향기도 제 것
벌 도 제 것
저를 바라보는 나도 제 것
저는 물론 제 것이지만
지나가던 사람 한 번 더 돌아보게 하고
무정한 사람 그 눈길도 붙잡으니
꽃아, 어디 한번 물어보자.
여기 이 후미진 길모퉁이에
너를 뿌린 이 누구이신가.
김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