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미국작가조합(WGA)이 주는 각본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에 한발 더 다가섰다.
1일(현지시간) 미국 LA와 뉴욕에서 동시 진행된 제72회 WGA상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경쟁작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샘 멘데스 감독의 화제작 <1917>을 비롯해 <북스마트>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등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각색상은 <조조 래빗>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에게 돌아갔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 영화의 스토리와 뉘앙스를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장벽을 더 높이지만, 우리는 장벽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이다.
WGA는 작가조합이라는 이름에 맞게 해마다 영화와 TV 프로그램 중 각본과 각색이 뛰어난 작품을 시상해왔다. WGA상은 아카데미상 수상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띤다.
2016년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WGA 각본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문라이트> 역시 WGA 각본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각색상을, 2018년 <겟 아웃>도 WGA 각본상과 아카데미 각본상을 함께 품에 안았다. <기생충>도 이번 수상에 따라 코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등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기생충>은 제작자조합(PGA),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AG), 작가조합(WGA)상 등 미국 4대 조합상 가운데 SAG 최고상인 앙상블상과 WGA 각본상, 2개를 가져갔다. <기생충>의 강력한 경쟁작인 <1917>은 PGA 작품상과 DGA 감독상을 챙겼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