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이미 | 크리미 오렌지 빙수
바리스타 형과 파티시에 동생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 이미는 색다른 디저트로 소문난 집이다. 대표 메뉴는 ‘크리미 오렌지 빙수’. 새콤달콤한 오렌지 셔벗에 생크림을 소복하게 얹어 언뜻 보면 케이크 같기도 하고 카푸치노처럼 보이기도 한다. 크리미 오렌지 빙수는 셔벗과 생크림을 섞지 않고 그대로 한 스푼씩 떠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첫맛은 부드럽고 뒷맛은 개운하다. 생크림에 보석처럼 박힌 오렌지 알갱이는 상큼한 여운을 남긴다. 단맛이 약한 편이라 케이크와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오렌지 안에 치즈무스와 오렌지껍질을 넣고 구운 ‘오치퐁’과 궁합이 좋다. 여름 한정 메뉴인 ‘모모피치’도 인기. 복숭아 과육에 우유를 넣고 생크림을 올려 낸다.
반전형제 | 수박빙수
반전형제는 일명 ‘탑 빙수’로 유명하다. 이름 그대로 빙수가 탑처럼 쌓여 나오는데 그 길이가 30cm를 훌쩍 넘는다. 종류는 파인애플과 멜론, 그리고 여름에만 선보이는 수박까지 세 가지다. 과일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파인애플빙수와 멜론빙수는 한 통, 수박은 반 통을 빙수 하나에 다 넣는다. 빙수는 과일 속을 파내고, 토핑용을 제외한 전부를 믹서에 넣어 얼음과 함께 갈아 만든다. 중간중간 주걱으로 내용물을 섞어가며 슬러시 형태가 될 때까지 갈아주는데, 이 과정에 공을 들여야 탑이 쓰러지지 않고 제대로 올라간다. 빙수는 셋이 먹어도 넉넉할 만큼 양이 푸짐하다. 단, 수박빙수는 하나하나 씨를 제거해 만들기 때문에 하루 열 개만 판매한다. 방문 전날 미리 전화해서 예약하는 건 필수다.
부빙 | 옥수수빙수
부암동 빙수집 부빙은 계절마다 제철 재료가 듬뿍 담긴 빙수를 내놓는다. 여름에는 옥수수빙수, 자두빙수, 복숭아빙수, 살구빙수, 하귤빙수 등을 가장 맛있는 시기에 맞춰 선보인다. 때문에 한 철을 놓치면 일 년이 내내 서운하다. 7월 한 달간 맛볼 수 있는 옥수수빙수는 다른 가게에서 보기 드문 메뉴다. 초당옥수수를 쪄서 곱게 간 다음 부드러운 우유얼음 위에 흘러내릴 듯 수북이 부어 낸다. 초당옥수수는 일반 옥수수보다 맛과 향이 진하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당도가 높아 설탕옥수수라고도 불린다. 골고루 콕콕 박혀 있는 옥수수 알갱이가 과일 못지않게 달다. 곁들여 나오는 후추는 녹진한 단맛의 옥수수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낸다. 살구빙수는 장마 전후로 아주 짧은 기간에만 맛볼 수 있다. 옥수수빙수와 달리 우유나 연유가 들어가지 않아 살구 맛이 살아 있다. 부빙에서는 빙수 종류마다 얼음 가는 정도를 달리해 재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티라벤토 | 실타래빙수
티라벤토는 카페 메뉴를 개발하고 컨설팅하는 회사 ‘부솔라’에서 운영한다. 정형화된 메뉴가 아닌,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료와 디저트를 내놓는데 실타래빙수가 대표적이다. 실타래빙수는 실처럼 얇게 뽑아낸 얼음을 겹겹이 쌓아 만든다. 자체 개발한 파우더에 따라 자색고구마, 녹차, 바나나, 곡물 등 열두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그릇 한쪽에 수제 아이스크림 한 덩이와 팥, 떡이 곁들여 나온다. 섞지 말고 따로 먹는 게 맛이 더 좋다. 특히 실타래빙수는 칼로 썰어 결대로 떠먹어야 제대로 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아이스크림도 바닐라, 치즈, 초코 등 여섯 가지가 준비돼 있어 빙수에 따라 어울리는 맛을 선택하면 된다. 적당히 달콤하면서 뒷맛이 깔끔한 조합을 원한다면 녹차빙수와 치즈 아이스크림이 괜찮다. 카페는 이태원 앤티크거리에 있다. 티라벤토는 ‘바람이 분다’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가게가 위치한 골목에 바람이 좋아 붙은 이름이다.
북촌빙수 | 망고빙수
북촌빙수는 빙수의 기본인 얼음에 충실하다. 물을 한 방울도 섞지 않은 순도 100% 우유얼음을 사용해 맛이 깊고 진하다. 팥, 포도, 자몽, 망고, 산딸기, 흑임자 등 곁들여내는 재료가 꽤 다양하지만, 어떤 걸 골라도 주인공은 우유얼음이다. 부드럽고 폭신해 결을 느낄 새 없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질 좋은 우유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느낌이다. 토핑으로는 팥과 자몽, 망고를 많이 올려 먹는다. 팥은 밝은 적색을 띠는 지리산 해팥에 유기농 설탕을 넣고 다섯 시간 동안 삶아 사용한다. 많이 달지 않고 고소하다. 달콤한 망고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 망고빙수와 생자몽이 잔뜩 덮여 나오는 자몽빙수는 깔끔하게 즐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