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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돌보미서비스(2)완결 사대천왕 | 2011.05.16 | 조회 7,434 | 추천 1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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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모친 : 내 친구 아들이 결혼했는데,
동갑이라 그런지 신부될 사람 집에서 혼수를 어마어마하게 해왔대더라.
나 : ?????
그쵸.. 저희가 동갑이긴 하지요...
이어서... 다 생각이 안나네요.
커피를 한 시간 정도 마셨는데 저 토하는 줄 알았어요.
어머니가 막막 해맑으신 듯 말하는데,
듣다보면 어딘가 좀 숭악해지는-_- 그런 기분....
처음에는 뭣 모르고 대답했던 저는 점점 경계하기 시작했어요.
진짜 뭔가 이상했거든요.
아무렇지 않은 듯 빗대어서 말하는데 의도가 있는 그런 대화.. -_-;;;;;;;
직설적이진 않아서 대꾸는 못하겠는데 기분은 아주 나쁜 그런 대화.. -_-;;;;;;;;
막 고압적이거나 공격적이었으면 분위기 탓이라도 하겠는데,
천진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은 듯.
더 죽겠습디다.
어머니와 헤어진 후,
저는 잔뜩 완전 맘이 상해버렸습니다.
징징남이 왜 그러냐고 묻대요.
하지만 제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그저 하나만 짚어 봤습니다.
나 : 어머니께 우리 아버지 말씀드린 적 있어?
징징남 : 응. 뭐, 직업 정도는 말씀드렸지.
나 : 그런데 왜 다시 물어보시지?
징징남 : 그냥 할 말 없으니까 그랬겠지. 왜?
나 : 아버지한테 고집세다고 한 건 좀 그런 거 같아서.
징징남 : 너네 아빠 원래 좀 고집세잖아.
그건 사실입니다만.........
이 미묘한 뉘앙스의 불쾌함이란.
따지기도 애매하고, 가만있자니 기분 나쁘고. 기가 쪽쪽 빨리는 느낌.
결국 “별것 아니니 예민해하지 마라.” 는 징징남의 말에 저는 그냥 넘어갑니다.
뭐, 그래요. 제가 예민한 걸 수도 있죠.
징징남의 어머니는 그냥 쿨한 분이실 뿐일 수도 있고,
징징남도 뭐저의 아버지에게 친근감을 느껴서
저렇게 말한 걸 수도 있으니까요.
고집이 세서 고집이 세다고 하는데(제가 그래서 좀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거든요)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런 일이 있고 나서 한주가 지나,
징징남은 취업 포기를 선언합니다.
집에서 아버지가 자신에게 '투자'를 하겠다 하셨다고 해요.
작은 사업을 해보라고요.
징징남은 그 투자금은 '받은'게 아니라 '빌린 것’이며, ‘갚을 것'
이라고 저에게 말합니다.
반듯하죠잉.
제가 계속 속았던 이유는 바로 이 반듯한 “말”때문이었어요.
처자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간의 행태로 보아,
뭘로 봐도 징징남은 취업은 힘들다는게 제 결론이었거든요.
시험에 합격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해 봤는데,
이 새키의 머리가.........-_-;;;; 근성이..........-_-;;;;;;
문제는 사업을 시작하자,
다른 면으로 저에게 기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네, 그쵸. 그 사업도 제가 하는 거죠.
말이 사업이고 작은 가게를 하나여는 거지만 할 일은 많았습니다.
아이템, 인테리어, 물류, 유통, 홍보.....
전부 해줘야 했어요.
전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부업을 하고 있었으니
스티브 잡스도 아니고 th리 잡스입니다.
생전 안 해보던 일을 하려니 살이 쭉쭉 빠집니다.
아아, 정말 왜 그랬을까요? 제가 왜 그랬을까요?
제가 해보고 싶던 일도 아니었고,
그 새키 직업만들어주려고 왜 그랬을까요?
그러던 중 어느 주말,
징징남의 어머니가 저에게 밥을 사주고 싶어하신다는 전갈을 받았어요.
그날 식사를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요.
오잉? ;;;;
나 : 난 부모님 뵙고 이러는 거 부담스러운데.
우리가 지금 그런 상황은 좀 아닌 것 같다.
징징남 : 결혼하쟀냐? 너 왜케 오바하냐.
그냥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랑 놀고 그러면 되는거다.
우리 엄마 관대한 사람이다.
나 : 그냥 여자 입장에서 남자친구 어머니는 편한 존재는 아니다.
자연스럽게 놀고 그러는 거 나도 꿈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 아니다.
너만 해도 우리 엄마가 편할 거 같냐?
징징남 : 난 편할 거 같다. 불편할 게 뭐냐?
나 : 솔직히 우리 그 전에는 내내 너 취업준비하다가,
지금은 너 가게 일 한다고 주말도 없이 이러고 있다.
정말 미안한데 하루 시간이 나면 좀 여유롭게 드라이브라도 하고 싶다.
맛있는 것도 먹고 바람도 쐬고 머리도 식히고.
그거 아니면 그냥 집에서 자고 싶다.
뒹굴뒹굴 자고 싶어.
징징남 : 너 이기적이구나.
그리고 무서운 일이 일어납니다.
징징남은 자기가 우리 집에 와서 엄마를 먼저 뵐테니,
저도 자기 엄마랑 밥을 한 번 먹으라는 겁니다.
싫다고 했어야 했는데 저는 또 등신짓을 합니다.
직접 우리 집에 와 보면 불편한 걸 깨달을거라고 생각한 거죠.
하하하하하하하하
징징남은 저희 집에 빈손으로,
티셔츠쪼가리에 청바지를 입고 와서 인사를 합니다.
해맑게.
집에 있던 엄마와 저는 당황했습니다만,
뭐... 그렇죠.
청혼하러 오는 것도 아니고 놀러온거니까요...
그리고 엄마와 놀아주겠다던 징징남은 밥만 쏙 쳐먹더니,
제 방에 들어가서는 안 나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엄마는 상다리 휘어지게 밥만 차려주시고 거실에 계시고요.
난 거실과 방을 오가며 어정쩡해요.
레알 불편했습니다.
그날 징징남은 제 방 침대에 기대서
엄마가 까준 과일 한접시를 다 먹더니 하는 말.
“나는 할 일을 했으니까 너 우리 엄마를 만나라.”
'버티고'있던 저는 이 시점에서
내가 왜 이 남자를 만나고 있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1. 자기 일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허덕이는지라,
제가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어떻게 힘든지 전혀 모릅니다.
하소연이라도 할라치면,
“뭐가 힘드냐. 남의 돈 먹는 게 쉽냐.
직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거다.” 라고 아주 반듯한 소리를 합니다.
-_- 말은 정말 반듯합니다.
2.데이트 수준이 정말 열악합니다.
20대도 아니고 30대인 저는 가끔은 좋은 밥도 먹고,
가끔은 꼭대기 올라가 칵테일 이런 것도 마셔야겠습니다.
공연도 좀 봐야겠고요.
도서관에서 김밥 먹고, 분식집에서 쫄면 먹고,
호프집에서 맥주 마시는 건 친구랑 하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3. 뭐 해달라는 소리가 아주 지긋지긋합니다.
뭐 하나 할 때마다 전화하고, 제가 회사에서 일하느라 통화 못하면
카톡 10개씩 와있고.
그런거 싫어요. 나이가 몇인데.....
그냥 알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저도 지칠 때 기대고 싶어요.
저 독립자립여성입니다만, 가끔은 남자한테 기대고 싶습니다.
아니, 여자, 남자 이런 거 떠나서 친구든, 뭐든
어느 정도 서로 의지하고 위로가 되어야 관계가 유지가 되는 거죠.
네. 전 그 인간 탓안합니다.
못떠나고 계속 수발든 내 죄입니다.
4. 고마워할 줄 모르는 게 짜증났어요.
제가 좀 힘들다고 하면
“난 지금이 중요한 때다. 일단 해달라. 나중에 다 갚겠다.” 고 합니다.
갚을 거니까 고맙지 않습니다. 당당합니다.
이것해달라 저것해달라 요구가 많습니다.
제가 해주는 게 당연스럽습니다.
제가 “난 이런 게 싫다.” 고 하면
“그건 네가 이기적인거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자기가 죽어라 열심히 하느냐?
예.
'제 노동력'으로 열심히 합니다.
5. 솔직함을 빙자해서 무례한 것도 싫습니다.
“너 연봉 많지 않아서... 어쩌구..” 하길래,
“그런 말 기분 나쁘다.” 하면
“사실이잖아.” 합니다.
징징남의 어머니도 비슷하십니다.
몇 번 더 뵈었는데, 기묘하게 무례와 솔직 사이를 줄타십니다.
저에 대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저희 부모님에 대한 건 참기 어렵더군요.
6. 반듯한 것 같은데, 아닙니다.
논리적인데, 아전인수입니다.
처음에는 얼핏 몰라요.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이상해요.
반듯한 척 하면서 자기 중심적입니다.
자기한테 유리하게 이야기를 끌어다 대요.
이용당하는 느낌은 늦게야 깨닫습니다.
빨리 탈출 못한 내가 멍청한 거였습니다.
7. 결정적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냥 나온 이야기인가본데요.
저 위에 보면 아버지께 받은 사업자금을 '갚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 主語를 빠뜨렸군뇨!!!!
[우리]
어머!!! 미련이 사라졌어요. +_+
전 돌보미서비스 종료와 함께 이별을 통보했어요.
왜 그러냐기에
“너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냐?” 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절 물질만 밝히는 속물로 몰아부치더군요.
“실망스럽다.”면서.
“널 사랑하지만 능력이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수신거부하고 카톡차단하고 메신져에서 지웠습니다. 그러자 장~~~~~~~문의 이메일이 왔습니다.
1. 널 정말 사랑했다.
하지만 너도 결국 현실적인 것을 더 중시하는
그저그런 여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날 떠나는 네가 혐오스럽다.
2.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다.
너란 여자 정말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3. 네가 떠난 후 사업이 잘 안 되고 있다.
다 너때문이다.
네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는 너무 무책임하다.
4. 사실 네가 나 힘든 거 알면서도 돈 안해줬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나는 바보였다.
(-_- 자기 카드론 쓴다면서 눈빛공격했지만 돈 안해줬습니다.
아니, 자립적인 멋진 남성은 자기 부모님 도움은 받으면 안 되고
여자친구는 도움을 알아서 해바쳐야 되는 겁니까?)
나는 정말 힘들었다.
지금도 힘들다.
그런데 네가 그 고통을 가중시킨거다.
넌 이 고통 상상도 못할 거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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