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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나를 찾아서.. 꼬부기 | 2011.06.20 | 조회 5,979 | 추천 9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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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전 군대를 다녀와서 학교에 복학을 했습니다.
군대가기전 만나던 여자친구는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저의 베스트 프렌드-_-와 연애를 하게 되고..
그들은 무려..
둘이서 제 면회를 오가며 알콩달콩 사랑이 싹텄다 하대요.
암튼 저와 그 연인-_-들. 모두 같은과였던 바람에 복학 후 학교생활은 불편하기 서울역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어느 교양수업에서 원하지 않게 조별로 과제를 하게 되었는데,
타과 신입생 꼬꼬마 여아들과 같은 조가 됩니다.
전 당시 3학년이였고...
휴학도 꽤 많이 해서 나이는 더 많았습니다.
그냥 고학번 복학생 아저씨였죠.
어느새 원치 않았다고 생각했던 조별 프로젝트는,
풋풋한 새내기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
당시 제겐 삶의 활력이자, 빛과 소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던 중 한 여아(이하 꽃님이)가
제게 하트 ♥♥ 요래 날려주면서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까?
우린 과제를 핑계로 밥도 먹고 도서관도 다니고
나중에 맥주도 한잔(읭? 과제 핑계로??-_-;;)씩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같이 맥주를 한잔 하는데,
느닷없이 마주보고 앉아있던 꽃님이가 제 옆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꽈.
그리곤 제 손에 자기가 끼고있던 반지를 끼워줍니다.
왜에??!!
제 손이 좀 작거든요.
여자들 끼던 반지가 딱 맞을 정도거든요.
그리고 이 여아는 계속 제 손을 잡고 있더군요.
‘아... 이제 그 제 베프랑 바람난 舊여친을 잊을 때가 온 것인가!!!’
싶었습니다.
그런 다음날 학교에서 다시 만난 꽃님이에게 전 고백을 했습니다.
그때도 계속 제 손엔 그 애가 준 반지가 끼워져 있었구요.
당연히 사귈 수 있을꺼라 믿었습니다.
But 거절을 하더군요.
아.. 지금 생각하니 그냥 그렇게 끝났어야 했는데...ㅠㅠ
그녀는 거절하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게는 지금 남자친구가 있다.
그래서 당신을 사귈 수는 없다.
하지만 헤어질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좀만 기다려 달라.”
아... 이때도 눈치를 못 채고 있었군요.
전... 글을 쓰면서 새록새록 제 자신도 상황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아 눙무리... ㅠㅠ
그렇게 한달여가 지나고...
어영부영 시간이 지난 어느날.
꽃님이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술한잔 하자며...
같이 술 마시고 돌아가는 길에 전 (등신처럼)다시 고백을 했고
우린 그렇게 연인♥이 되었습니다.
처음 사귈땐 좋았습니다.
전 여자친구가 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친구라 힘들었는데.
꽃님이는 연애초부터 어린애답지 않게
“같이 은행에 가서 공동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데이트비용을 여기다 넣고 체크카드로 계산하자.” 라더군요.
아... 제 눈에선 본격적으로 하트가 뿅뿅 솟기 시작했습니다.
그땐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 그동안 방황을 해왔구나!!! 싶었어요.
아무튼 그렇게 3년을 만나고 전 그 사이 졸업도 하고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던 시절이였습니다.
그 정도 만난 커플들은 다들 그렇겠지만 무료하고 의기소침한 일상의 연속이었죠.
전 무기력에 빠져,
연애질도 또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다 싫어졌고,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해서 1달정도 그 애랑 멀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 진짜 연애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서
친구랑 술한잔 하고 있던 그때.
문자로 띠링하고 이별통보가 왔어요.
근데 사람 마음이란 것이..
헤어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해도,
막상 정말로 그 상황이 닥치니 인정하고 싶지 않아지더군요.
전 찌질하게 엄청 매달렸습니다.
이후 제가 문자나 연락을 100통정도 하면 답장이 1통정도 받으며,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모드로 반년정도를 더 보냅니다.
그 반년동안 전 다시 그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절치부심하여 취업전선 최전방 공격수가 되어,
꽤 괜찮은 회사에 취직도 하게 되었고,
‘난 이만큼 널 사랑한다. 그리고 난 준비가 다 되어있다!!’를 어필했습니다.
사랑의 힘이 정말 강력하긴 한가봅니다.
게으르고 나태하던 저는 그녀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보기에 꽤 괜찮은 놈으로 변신하였으니까요.
그렇게 좀 멋져진 저는 다시,
그녀의 충실한 멍멍이가 되기 마음먹고,
좀 더 전열을 정비하고, 반년 후 그애와 다시 만납니다.
아... 근데 다시 만난 꽃님이는 예전 꽃님이가 아닙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좀 아닌 것 같은데..”싶은 이야기를 막 던집니다.
예를들어, 제 어머니를 몇번 같이 뵌 적이 있었는데...
어머님의 이런 저러한 점이 난 맘에 안든다.
난 결혼하면 절대 같이 안살꺼다. 라던지...
저랑 완전 어릴 때부터 같이 알고 지내던 여자사람친구가 있는데...
예전에 다 이해해주고 알고 지냈으면서도 어느날 문득,
“지금 당장 그 언니한테 전화해서
다신 연락도 하지 말고, 아는 척도 하지말라고 말해!”
한다던지...요...
그 말을 들은 저는 그녀에게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요...”
그 여자사람친구한테는 아직도 정말 미안하기가 염천교아래 왕그지 없습니다.
또 하나 더.. 뭔가 필요한 고가의 물건이 많아졌습니다.
핸드백이 필요하다 했어요. 낼 모레가 생일이라며...
네... 질렀습니다.
명품으로..
(받을 땐 엄청 좋아하긴 했어요. 완전 격하게요.)
그 얼마후엔 공부를 해야 하는데,
노트북이 없어서 힘들다며 친절하게 노트북 모델명을 알려주더라구요.
저랑 다시 만나면서 잘 안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헤어질까 생각중이라는 말과 함께요..
그래요... 그날 바로 그 노트북을 바쳤습니다.
절 욕하셔도 됩니다.. 그땐 돈도 친구도 아무것도 안보였습니다.
오로지 꽃님이만 제 옆에 있으면 됐어요.
정말루요...
그러던 어느날.
제 책상에 못보던 다이어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제 꽃님이가 제 집에 놀러왔다가 두고갔나 봅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안되는데... 되는데... 되는데...’ 하면서 안을 살짝 봤죠.
제가 충실한 당신의 개가 되겠다고 맹세를 하며
절치부심하던 6개월간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더군요.
꽃님이는 저와 재결합을 하며, 그 사이 다른 사람 만난적 없다고 했었거든요. 물론 전 대충 짐작은 했었습니다만...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라.
그 내용이 너무 노골적이였다는거죠.
아.. 그거슨 정말 보면 안되는 것이였어요.
출근하고 회사에서 ”네 다이어리가 우리집에 있더라...” 문자를 보냈고...
“내용을 봤냐?” 라고 하는 문자에 전, “미안하지만 봤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헤어지자.”는 답장을 받게 됩니다.
아...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전 그 이후에 답장도 어떤 연락도 하지 못했습니다.
뭐 ‘그애를 이젠 떠나보내야겠다.’라는 생각도 아녔고,
‘쿨하게 보여야지!’도 아녔습니다.
그냥 좀 충격이였고, 나름 회사일도 바빴고...
그녀에게 충실한 삶을 사느라 제 시간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심지어 며칠간은 ‘이제 사람 사는 것같구나!!!’ 라고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여가 지났을 때쯤.
꽃님이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그녀는 펑펑 울고 있었어요.
전 여자의 눈물에 하염없이 약합니다.
자기가 잘못했다며 용서해 달라며 한번만 만나달랍니다.
싫다고 했습니다.
꼭 한번만 봐달랍니다.
다신 안그러고 평생 저만 바라보겠답니다.
아... 저 흔들립니다.
제가 모시던 분이 갑자기 제게 약한 모습을 보이니까...
저도 흔들립니다.
사실 저는 그 사이에 소개팅도 한번 했었거든요.
소개팅녀랑 잘 되가던 참이었는데...
전 다시 흔들리며 꽃님이에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더 지능적으로 변해버린 그녀의 한마리 SCV로 전락합니다.
이번엔 더 큰 일이 다가오네요.
유학을 가겠답니다.
근데 돈이 없답니다.
근데 꼭 가고 싶대요.
이건 뭥미... -_-;;;
그래요... 제가 등신입니다.
꽃님이 부모님이 반대하는거 제가 막 나서서 설득도 했습니다.
외국 나가서 공부하고 오면 시야도 더 넓어지고, 영어도 금방 배운다.
그리고 돈.... 돈.... 꾸준히 용돈도 보내주었어요..
그애는 부모님한테 미안해서 돈달라는 말을 못하겠답니다.
근데 나한텐 왤케 잘해?? 나한텐 미안함은 아니여도 고마움정도는 가져줘도 되는거 아님?
하지만 언제 짤릴지 모르는 SCV 1개체는 그런 말 입밖에 낼 줄 모릅니다.
바리바리 필요한거 다 사서 보내줬습니다.
무슨 외국가서 패션쇼를 하는지.
"인터넷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옷을 담아 뒀으니 결제해서 보내달라."
아 나 증말 이제와 말하는 거지만, 옷 구입가격도 만만치 않았구요. 외국택배비용도 왕부담이었어요. ㅠㅠ
하지만 여자친구였으니까, 나 이여자랑 결혼할꺼니까,
아낌없이 다 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사준 디카 잃어버렸으니 다시 보내달라.”
그래서 제가
“지금 카드가 빵꾸나기 직전이라 좀 싼 기종으로 보내주겠다.” 하니,
“안된다. 첨에 사준 거 그대로 보내달라.” 라더군요.
전 또 당당하게 얘기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ㅠㅠ
곧잘 하던 페이스타임도 시들시들..
잘되던 인터넷이 갑자기 안되고...
하지만 본인이 필요한 게 있어서 제게 연락할 땐 잘 됩니다.
신기합니다.
한번은 그 나라에 놀러가겠다고 하니까 오지말랍니다.
공부하는데 방해된다했어요.
다 믿었습니다. 등신처럼...
뭐 그렇습니다.
꽃님이는 타지에서 새로운 남친을 사귄 거였더군요.
첨엔 제가 자꾸 연락하는 게 부담이 된다며 헤어지자하더니...
그래서 제가 “미안하다. 정말 공부 열심히 하고 와라..” 라고 했는데...
공부는 개뿔....
내가 몸살감기에 걸려도 그애 입힐 옷을 사러 백화점을 돌아다녔는데.
페이스북을 뒤져보니,
고년은 그 옷을 입고 뉴보이프렌드와 관광다닌 사진을
당당하게 막 올리고 있었더구만요. (내가 못볼 줄 알았냐.. ㅠㅠ)
댓글 날짜를 보니, 저한테 헤어지자 하기 전부터
제게 쓰던 애칭 '서방님'을 뉴 보이프렌에게 마구 날리고 있었구요.
아.. 그리고 제가 보내준 똑같은 디카...
잃어버렸다 그래서 제가 같은 걸로 한 개 더 사준...
그것은 그들의 커플디카로 전락합니다.
이후 저는 장문의 메일이였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네가 가져간 내 돈 돌려줘!” 라는 메일을 보냈고
그 이후로 그 애랑은 연락이 두절.
꽃님이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던 적이 있는데...
저보고 악랄하게 사귈 때 주고받았던 거(돈포함) 다시 돌려받으려 하지 말라 하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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