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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재밌는 얘기
가루지기 | 2011.12.12 | 조회 5,076 | 추천 10 댓글 0


25살에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는 짧은 연애 한번뿐이였고...

25살 전후로 쭉 소개팅은 종종 했지만 그닥...


그냥 밥 한두번 먹고 끗!!

그러던 중.

제 소개팅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요...

 

친구야! 소개팅해라...”

 

그 친구는 제 의사를 묻지 않습니다....

그냥 나가봐!! !!!”이런 말들로,

할까 말까 고민이 많은 저에게 답까지 주는 친구입니다.

 

소개팅 할 때는 제가 묻는 몇가지가 있어요.

너랑 어케 되는 사람인데??”

(이 부분에서는 좀 속은 게 많아서.. .^^;;

말도 하지 않고 친구 부모님과 속닥속닥.

나가봐~” 하길래 나가보니 사촌오라버니. .)

 

그랬더니, 그냥 아는 사람인데 괜찮음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어케 아는 사이인지 빨리 불어...”

 

소개팅 해준다니깐 좋아하던데, 할꺼지??”

이미 말했나봐요... .

그냥 친한 친구니깐 친구를 봐서 한다고 맘을 굳힌 후..

 

알았으니깐 누군지 빨리 말해봐.”

각오는 해야지요.

 

너도 아는 사람이야... 회사동료인데..”

 

저랑 이 친구랑은 일하면서 만난 친구입니다.

5~6년동안 집에도 왔다갔다하면서 부모님은 물론

서로의 친구, 친척들까지 섭렵하고 있는 절친이지요.

 

그리고 얼마전에는 그 친구네 집에서 회사분들 모셔놓고 모임을 했는데,

제가 그날 일을 도와줬기 때문에 많은 분들과 알게 되었어요.

 

잠시 집들이 얘길 하자면...

 

친구집이 시골집이라 앞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술한잔씩하고...

맛난 것들 먹었는데 저는 거기서 고기담당하며 열심히 구워 날랐습니다.

회사분들도 절 좋게 보셔서 회사 총각들 엮어 보실려는 노력도 하셨어요..

(전 젊은 남정네들에게 인기는 없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 .

웃어야 합니까.. 울어야 합니까..)

 

그 중 둥글둥글하게 생기신 한 분


제가 친구랑 수다떨고 고기굽는 사이에 

술드시고 장난치다가 바닥에 나뒹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많으니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거북이가 뒤집혀 못 일어나는 듯한 형상으로

팔다리는 하늘로 향해 바둥바둥 거리는 모습이였어요...

 



 

 


 





그냥 좀 장난끼 좀 많은가 보다 했지요
...

나중에 들으니 창피해서 바로 못일어나겠어서 장난친거라고 들었어요...

그 후로 그분은 친구랑 얘기하면서 바둥남이라고 불렀어요...

 

 

... 눈치 채셨겠지요??

 

저의 소개팅남이 바로 그 바둥남이였습니다.

썩 내키지 않는... .

남들 눈엔 잼있는 사람이라 좋다 할지 모르겠지만

내 사람이라 생각하면 유쾌하지 못한... 이런 저런 것들이...

 

원래는 소개팅 주선자 없이 만나는 게 편하지만...

친구에게 셋이 만나서 저녁먹자고 했지요...

 

소개팅 날짜를 잡고 친구와 통화하면서 그분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는데...

회사 달력에 디데이를 표시해두고 얼굴에 팩도 하고

회사분들에게 열열한 지지도 받고 계신다고 전해주더라구요.

점점 더 부담.. .

 

친구의 입장도 있으니 이제와서 안한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에휴..

 

드디어 소개팅날...

 

저보다 주선자가 더 떨린답니다...

이 친구는 연애만 해서 소개팅을 해본 적이 없다더군요...^^;;

소개팅은 주선만 ㅎㅎㅎ..

 

하튼 셋이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때 본 바로는 말씀을 잘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식인사 첨하는 초면이나 다름없는 자리라 말을 아끼고 계시더라구요.

하지만 얼굴엔 장난끼가 막막 가득가득. ^^;;

 

밥먹고 집에 가고 싶었어요...

셋 모두 각자 차를 가져온 상황..

친구는 자신은 먼저 들어가보겠으니 둘이서 커피한잔 하라고 총총...

 

카페로 들어가서 차한잔 했어요...

 

저는 상대의 말에 잘 맞장구 쳐주는 스타일인데...

그 분의 말에는 그저 헛웃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 분이 해준 재밌는 얘기.. 기억에 남는 몇 개가 있네요..

 

그 중 첫번째는.... 친구에게 사기(?)친 거...

 

그 분이 시멘트 관련회사에서 일하는데 강도 테스트하는 게 있대요...

시멘트를 둥근 원기둥같이 굳혀서 테스트를 한다고 하더군요...

한동안 시골에서 그 시멘트 기둥에 페인트를 칠해서

화단을 만드는 게 유행을 했다면서..

그걸 알게 된 소개팅남 친구가 그 일을 하는 바둥남에게

테스트 다한 그 기둥을 구할 수 있냐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바둥남은 처지곤란인 그 시멘트 덩어리 테스트 샘플을 엄청난 물건인양

약장수가 약팔듯, 친구에게 화단꾸미는데 그것처럼 좋은 게 없다면서


비싸게 팔아먹었다고 자랑....

 

....;;

 

두번째는 대학교 때 여행갔다 득템한 얘길 해주시더군요..

친구가, 놀러가서 쓸 경비만 있으면

중국여행을 공짜로 갈수 있다고 해서 중국여행길에 올랐답니다...

어떻게 해서 공짜로 가는 것인지도 알아보지 않고

저렴한 경비로 해외여행을 꿈꾸셨나봐요...

 

배를 타고 중국에 가서 정말 공짜 여행이 시작됐답니다...

잘 놀고 돌아오는 길배타기 전부터의 일이라면서 얘기해 주었어요..



배를 타기 전에 여행을 가이드 해준 사람이


사람들에게 보따리 하나씩을 나눠주더랍니다.

하나는 고추가루를 압축 포장...

하나는 들깨인지 참깨인지 깨종류였어요...

당연히 중국산으로 1인당 무게한도만큼 엥겨주었겠지요?

 

그러니깐 중국여행이 공짜가 아니였던 거지요...

물건을 대신 가져와야하는 미션...

 

근데 그냥 여행도 하고 선물도 주는 그런건줄 알았대요.....

 

은근 무거웠나봐요....

그걸 가지고 배를 타고 한국에 오는데...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서 다 와서 내릴려고 했는데

썰물이여서 큰 배가 못들어가서 그걸 들고 기다렸다고 하더라구요...

 

내려서 집에 가려하니.. 공짜로 여행보낸 준 곳 사람이 나와서

여행 갔다오신 분들 데리고 식당에 가서 밥까지 사주더랍니다...

너무 좋았대요...

공짜 여행을 하고 선물에... 마데 인 차이나였지만..

거기에 밥까지... 그리고 밥먹고 차비까지 받았대요.

 

담에 또 여행 가고 싶은 분 손 들라고 해서 연락처까지 적어주고 집에 가려는데...

그 고추가루랑 깨를 들고 가려니깐 담당하시는 분이 그건 놓고 가라고 했겠지요.

 

하지만 이 분은 내껀데 왜 그러냐?”고 큰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내가 들고 왔으니 내 물건이다!!!!”

고 우겼고, 그 담당자도 불법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큰소리 나면 안돼겠던지 포기하는 듯, 바둥남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고..

그래서 자기는 여행도 공짜로 하고 물건도 다 가져왔다고...

자랑... --;;

 

그걸 집에 가지고 가니 부모님도 뭐하고 하셨다더군요...

다 먹었는지 팔았는 지까진 알 수 없구요... ^^;;

 

 

...

 

 

마지막 세번째 재밌는 얘기...

 

제가 이 얘길 듣고 완전 두번볼 사람아니다.... 판단하게 되었죠..

아 참, 저는 사회복지 공부하고 사회복지에 발담그고 있는 사람인데요..

바둥남이 전동휠체어에 대해 얘기하더라구요..

 

전동휠체어는 지체 장애인분들이 이동수단으로 타고 다니시는 건데


많이들 보셨을꺼에요...

 


 


 

 

 

그걸 보면서 회사 출퇴근 할 때 타면 참 괜찮겠다 싶더래요..





 

 


 

 

근데 전동 휠체어 가격도 만만치 않더래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던 차에,

동네 형 중에 뇌병변장애로 전동 휠체어 타시는 분을 마주친거죠...



한번만 타보자고 졸랐대요
.... -.,-;;;



그리고 동네형 설득해서 몸 불편한 그 형은 전동 휠체어에서 내려와

다른 곳에 의지하고 잠깐 계시라하고,



본인이 그걸 탔답니다
...

 

이 남자는 그걸 타고 동네를 두바퀴 돌았대요...

근데.. 그게.. 다가 아니고..

그게 무슨 개뼉다구 같은 양심인지... 뭔지,

몸 멀쩡한 사람이 타고 있으면 동네 사람이 뭐라 하지 않을까 싶어

몸을 비틀었답니다..

 

그렇습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듯 흉내를 내면서 그걸 타고 동네를 돌아다닌거죠..

그 동안 휠체어 주인은 엄한데 앉혀놓고..

 

그렇게 동네를 도는 동안 마을사람들을 마주쳤겠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집에서 부모님이 먼저 뛰어 나오시더랍니다....

뭐하고 돌아다니길래 동네사람들이 집에 불이 나게 전화 했다...

이 집 아들내미 무슨 사고라도 있었냐고...

사고나서 장애가 생긴줄 알고 동네분들은 놀라셔서 부모님께 전화를 해댔던 거지요..

 

저 사회복지 하는 사람인데...

제 앞에서 이걸 재밌는 얘기라고..

아니, 사회복지 하는 사람 앞이 아니어도.. 이건 아니자나요...




장난도 장난 나름..



거기서 확신이 들었지요
... .. 이 사람은 아니구낭...

 

길었던 소개팅 자리가 끝나고 전 뒤도 안돌아보고 집에 왔어요....

역시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니다 싶으면 에프터...

 

연락왔습니다...

밥먹자고 합디다...

어설프게 말하면 맘이 있는 듯 보일 거 같아서 단박에 사양했습니다..

 

친구가 소개팅 어땠냐고 물어봐서 단호히 말했어요...

그 분이 저에게 해주셨던 재밌는 얘기들도 함께요...

친구가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소개팅남과 끗~

 

 

 

 

 

이 아니고 이 남자가 제 친구에게

저를 한번 더 만나보고 싶은데 자리를 한번만 만들어 달라고 했대요..

그래서 대충 분위기 설명했는데, 못알아듣고 계속계속 해달라니깐,

제 친구가 참다가 그런 얘길 뭐하러 했냐고 하면서 저한테 들은 얘길 해줬답니다.

 

그러고 저에게 미안하다고 문자가 왔더라구요...

그래서 뭐 그냥 괜찮다고 했지요... 딱히 할말 없자나요...

그랬더니 자기도 말을 하면서 이건 아닌가 했었대요...

그래서 또 알았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죄송하다...



아니
.. 미안하다는 것도 한두번이지....

세번째에는 뭐라 할 말이 없더만요..

 

그렇게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주선자 친구가 결혼을 했어요.

집들이를 도와주러 갔었구요...

친구는 사내커플이였고, 저는 그 신랑이랑도 친한 사이구요..

근데.. 바둥남..

결혼식때 안마주쳐서 다행이다 했는데...

집들이엔 오셨더라구요...^^;;

 

절 보고 어찌나 놀라시던지....

 

그렇게 이야기 잘하시고 장난끼많으신 분...

한쪽에서 조용히 밥만 먹고 술몇잔 하시더니 소리없이 사라지셨답니다..^^;;;

그 뒤로는 볼 일이 없었구요...

 

 

악의가 있는 나쁜 분은 아니란 건 알아요...

(없던 얘기를 단지 말실수로 하신 것도 아니겠지만요..) 

장난끼 많으신데,


그 장난의 범위가 제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던 것...





아즈씨!!!!

근데 그 얘기들... 한개도 재미 읎었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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