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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마지막 문자 왜그럴까 | 2011.12.19 | 조회 5,439 | 추천 6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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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은 이미 늦은 나이라 생각하고
'소개팅을 언제나 한번쯤은 해보게될까.' 오매불망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에라이... ‘이젠 선 보게 생겼구마...’ 하던 어느 날,
저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아는 언니가 소개팅을 잡아준 것이였죠.
소개팅남은 저보다 한살 많고 졸업을 앞둔 학.생. 이였어요.
스뜌-던ㅌ.
그래도 소개팅이라는 말에 두큰두큰 설레이며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만나기로 한 날짜 일주일전에 연락처를 받았는데요,
그 남자분께서 먼저 연락을 해오더라구요.
갑자기 불붙듯 그 남성분과 신나게 문자질을 했습니다.
진짜 일주일동안 하루에 20통 이상은 문자를 주고 받은 것 같았어요.
전 정말 설레였습니다.
‘아... 이런 기분.. 뭔가가 찾아온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두둥,
그 남자분하고 만날 날이 다가오는데
저 얼굴에 왕방울만한 뾰루지가 하나난 겁니다..
그 꼴로는 도저히 설레이는 그 남자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분하고의 약속을 어쩔 수 없이 미루게 되었어요.
하지만 약속을 미룬 뒤에도 둘은 계속해서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여전히 하루에 20통 넘게요..
우리는 정말 가까워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 남자분은 졸업반이라 굉장히 바쁜 듯 보였거든요.
결국 2주가 또 지났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문자질만 하다, 이것저것 다 맞추려면 도저히 안되겠다고
일단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남자분이 "만나는 대신에 자기가 오늘까지 끝내야 할 과제가 있다."며
"만나면 카페에 가서 과제를 좀 해도 되겠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그 남자분이 민망하지 않으시게 저도 소일거리를 가져갔어요.
그렇게 두큰두큰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급하게 밥을 먹고 카페로 이동했어요.
각자 노트북을 펼쳐놓고 서로 다른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침묵속에 카페에서의 20여분이 지나갈 즈음...
‘아, 뭔가 잘못되었구나. 이건 초큼아닌뎅?’ 싶었어요..
이것이 내가 들어온 소개팅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바랬던 소개팅은 이게 아니였는데...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둘이 첫 만남에 따로 앉아서
서로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질문을 던졌는데
너무 열심히 과제를 하고 계셨던 그의 대답은
“네,”
“아니오.”
“그냥..”
“가끔..”
모두 단답형으로 돌아왔어요.. ㅠㅠ
그렇게 진짜 과제만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그분이 문자가 뜸해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문자를 먼저 보내도 예전만큼의 반응이 아니였고,
문자를 빨리 끝내고 싶은 기색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 인연이 아니였는갑네..’ 하면서 마음을 접으려고 했죠.
그렇게 대략 또 3주가 지났어요.
3주동안 뭐 한 [일주일에 2번 연락주고받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3주가 지난 어느날.
그에게서 몹시 다급하게 연락이 왔어요.
학교에 제출할꺼라면서
예비군 훈련 어쩌구 하는 표딱지를 조작 좀 해달라고...
--;;
뭔지 확실히 명칭은 기억은 안나는데 조작하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간단한 포토샵 작업인데 날짜랑 이름 좀 바꿔달라고
30분내로 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솔직히.. 좀 황당했슴묘..
그렇게간단한 포토샵 작업이면 자기가 할 것이지,
왜 연락도 뜸하던 사람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지!!!! --a
하지만....
어느새 전....
등신같이....
그것을 감쪽같이 조작을 해서
30분내로 그 사람에게 파일을 보내주고 있더군뇨!!!
--;;
"진짜 고마워."
전송된 파일을 확인한 그 남자의 문자..
이 문자는 그의 마지막 문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첫 소개팅은 끝이 났어요.
끗.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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