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별 뒷줄견제 테크닉
지난 달에는 뒷줄견제의 기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시한번 정리를 하자면 뒷줄견제의 3대 기능은 첫째 공략지점으로 미끼를 보내기 위한 채비조작기능, 둘째 채비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점검기능, 세째 입질예상지점에 도착한 미끼에 움직임을 연출해 빠른 입질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기능이다.
뒷줄견제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았다면, 이제는 낚시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뒷줄견제를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차례다. 그저 원줄을 잡고 있다고 해서 제대로 뒷줄견제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뒷줄견제 테크닉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채비를 투척한 다음, 밑채비를 가라앉혀 공략지점까지 흘려서 입질을 받는 것이 릴 찌낚시의 기본 개념이다. 이때 채비 투척지점은 조류의 상류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채비투척지점과 공략지점 사이의 거리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날의 조류 속도와 공략수심, 그리고 자신이 사용할 채비를 기준으로 가장 적합한 거리를 계산해 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공략지점을 지나치거나, 반대로 채비가 공략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잡어, 밑걸림 등과 같은 장애물에 부딪히면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채비점검을 위한 뒷줄견제
공략지점까지 채비를 안정적으로 흘리기 위해서는 뒷줄견제를 통해 자신의 채비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멀리 흘려 찌매듭이 보인지 않을 때는 뒷줄견제가 채비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뒷줄을 잡았을 때, 헐거운 느낌이 들면 밑채비가 떠 있는 상태라고 판단하면 된다. 그 원인에는 여러가지 있는데, 일반적으로 조류속도에 비해 채비가 가볍거나, 겉조류보다 속조류가 빠를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사용하던 것보다 한단계 부력이 높은 찌를 사용하면 된다.
반면 겉조류와 속조류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를 경우, 뒷줄을 잡으면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든다. 속조류에 의해 밑채비에 당길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뒷줄을 조금씩 당겨주어서 최대한 미끼가 선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입질이 왔을 때 찌에 어신이 전달된다.
채비점검을 위한 뒷줄견제시 유의해야 할 것은 뒷줄을 살짝 잡았다 놓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점이다. 너무 오랫동안 뒷줄을 잡고 있으면 애써 가라앉힌 밑채비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다.
밑걸림 극복을 위한 뒷줄견제
밑걸림은 낚시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적이다. 특히 초보자들일수록 잦은 밑걸림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뒷줄견제를 활용하면 밑걸림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입질과 밑걸림을 구분할 줄 하는 감각이다. 낚시경험이 쌓이다보면 자연스럽게 입질과 밑걸림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생기지만, 경험이 부족한 꾼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찌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면 입질과 밑걸림은 분명 차이가 있다. 찌가 매우 느린 속도로 잠길 때, 같은 지점에서 계속해서 잠길 때, 흐르던 찌가 떴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할 때는 십중 팔구 밑걸림이라 판단하면 된다.
하지만 감성돔 입질이 예민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마치 밑걸림처럼 스물스물 잠기기도 하고, 약간 잠긴 상태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뒷줄견제다. 뒷줄견제를 통해 밑걸림인지 입질인지 판단해야 한다. 만약 밑걸림이라면 뒷줄을 당겨 가능한 빨리 밑걸림에서 벗어나야 한다. 빨리 대응하지 못하면 강제로 목줄을 끊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밑걸림이 발생했다는 것을 빨리 판단하고,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밑걸림 때문에 고생하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밑걸림극복을 위한 뒷줄견제시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밑걸림에서 벗어나면(뒷줄을 당기다가 채비가 헐렁해지는 느낌이 들면 밑걸림에서 벗어난 것이다) 채비를 바로 거둬들이지 말고 다시 흘려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밑걸림에서 벗어나면서 미끼가 떨어질 우려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밑걸림 이후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밑걸림이 생기는 지역은 감성돔이 머물고 있는 여밭지대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입질유도를 위한 뒷줄견제
입질예상지점에 도달한 미끼에 움직임을 연출하는 것은 감성돔낚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테크닉 중 하나다. 똑같은 채비로 똑같은 지점을 공략하더라도 조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입질유도를 위한 뒷줄견제 테크닉을 얼마나 잘 구사했느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입질유도를 위한 뒷줄견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첫번째는 미끼에 움직임을 주기 위한 뒷줄견제이고, 두번째는 입질예상지점에 미끼가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뒷줄견제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입질파악을 위한 뒷줄견제다.
미끼에 움직임을 주기 위해 뒷줄견제를 할 때는, 미끼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적절한 강도로 해야 한다. 너무 급작스럽거나 지나치게 견제폭이 크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여유줄을 감아들여 원줄을 팽팽한 상태로 유지하거나, 뒷줄을 조금만 잡아당겨, 미끼에 가벼운 변화가 생기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한가지 유의할 것은 뒷줄을 너무 오래 잡고 있으면 미끼가 떠올라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는 채비를 조금 감아들였다가 다시 흘리는 것이 유리하다.
입질예상지점에 미끼가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뒷줄견제는 상당한 테크닉을 요한다.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못하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미끼가 입질예상지점을 벗어나거나 떠올라 버리기 십상이다. 이때는 채비를 약 20~30㎝ 정도 당겼다가 다시 줄을 느슨하게 해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채비를 당길 때는 릴을 감아들이는 방법보다 베일을 닫은 채로 낚싯대를 지긋이 당겼다가 놓아주는 것이 좋다. 릴을 이용해 뒷줄을 감아들이는 방법은 여러모로 불편할 뿐 아니라, 완급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입질파악을 위한 뒷줄견제는 찌가 보이지 않을 때 필요한 테크닉이다. 채비를 멀리 흘릴 때, 파도가 높을 때, 해질녘이나 해뜰녘에는 찌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원줄이나 초릿대를 보고 입질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입질이 오면 원줄이나 초릿대에 바로 어신이 전달될 수 있도록 뒷줄을 팽팽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이럴 때는 베일을 제낀 상태에서 뒷줄을 손에 쥐고 조금씩 풀어주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뒷줄을 천천히 풀어주다가 일정한 간격(대략 5~10m 사이)으로 멈춰주면 미끼에 움직임을 연출할 수도 있다. 손에 쥐고 있던 원줄이 갑자기 빨리 풀려나가는 것으로 입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별 어려움이 없다.
월간바다낚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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