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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리지등반가이드 마운틴코리아 | 2011.09.01 | 조회 12,069 | 추천 0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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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따사로운 초여름의 햇살을 받으며 리지등반(암릉등반)의 재미에 빠져드는 산악인이 많은 때이다. 리지등반의 재미는 암벽등반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아슬아슬한 능선을 하나 둘씩 오르내리며 주위경관을 감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지등반은 감동과 성취감이 많은 것에 비해 그만큼 사고 위험이 많이 따르는 등반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99년 경찰산악구조대의 사고 통계다. 이 자료에 의하면 북한산 암벽등반 사고중 80퍼센트가 리지등반 사고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지등반은 암벽등반보다 더욱더 많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쉽게만 생각한 등반자의 실수로 인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지등반을 즐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자! 그러면 쉬운 등반이면서도 암벽등반보다 사고가 더 빈번한 리지등반을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무작정 달려든다고 해서 등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고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고 ‘아는 게 힘’이라 했다. 우선 등산코스를 선택하는 방법부터 살펴보자. 보통 리지등반을 할 때에는 코스에 대한 선택이나 등반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가지고 등반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물론 일부의 등반가들은 코스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위험지역 또는 소요장비를 충분히 점검한 후 등반을 시작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이 많다. 어떤 등반이나 마찬가지지만 준비가 철저한 팀들은 사고 확률이 적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항상 사고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물론 한 두개의 장비를 빼놓고 갔다고 해서 사고가 난다는 말은 아니다. 운 좋게 넘어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잦다보면 결국 사고와 연결되게 마련이다. 난이도가 낮다고 자만하지 말라 음주운전 한번 했다고 해서 모두 다 걸리는 것이 아니듯이 운이 없게도 사고가 나거나 때론 정말 숙명적으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음주측정에 걸리지 않다 보면 대범해지고 설마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런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미연에 막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북한산 일원에는 워킹 산행 중에 만나는 간단한 리지구간(암릉구간)이 있는가 하면 암벽등반가들도 쉽게 등반할 수 없는 코스도 많다. 때문에 코스에 대한 위험구간 상습 사고지역 등을 미리 파악하여 등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를 든다면 북한산 원효봉-염초봉-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이나 만경대에서 남쪽의 병풍암으로 이어지는 만경대리지의 용암봉 트래버스 구간, 도봉산의 칼바위 능선의 뜀바위 등은 점점 사고자 수가 증가하는 곳이다. 이런 코스를 주의해가며 등반하기 위해서는 좋은 장비가 있어야 한다. 쉬운 코스라 해서 맨몸으로 등반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낭은 비록 무겁기는 하지만 장비를 넣기 편하고 낙석이 떨어질 경우 방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듯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또한 아무리 숙달된 조교라 하더라도 기본 적인 장비는 준비해야 한다. 장비로는 로프, 안전벨트, 슬링, 하강기, 카라비너 서너개 정도다. 그 외 장비를 많이 가지고 등반하면 좋겠지만 초보자들은 운행에 번거러움을 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위의 장비 정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특히 권고하고 싶은 것은 등반은 서커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만경대에서 용암봉으로 가는 트래버스 하는 구간이나 피아노 바위 직전의 구간 등은 반드시 확보를 한 후 등반하는 것이 좋다. 도봉산의 칼바위 암릉도 마찬가지로 자일로 확보한 후 등반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내 근교 산이다 보니 로프를 사용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하거나 그냥 갈 수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자일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 있다고 했다. 그냥 가기는 어렵고 위험한 코스라면 과감히 로프를 사용하라. 또한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리지 등반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자. 필자는 암벽등반에 입문하기 전에 도봉산에 있는 포대능선을 2년 정도 거의 매주 주말이면 등반한 경험이 있다. 도봉산 망월사로부터 시작하여 포대능선을 지나 자운봉을 거쳐 칼바위를 지나 우이동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은 참으로 환상적인 조망과 경치를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때문에 이 리지를 등반하다 만난 사람이 모두가 정겹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나눌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등반 인구가 많아지면서 주말이면 이 능선 길은 사람들로 인해 교통체증에 버금가는 혼잡함을 이루곤 한다. 사람에 치어 등반에 제대로 못할 정도니 말이다. 물론 80년대 초반까지는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았으며 사고라 하면 골절상이나 찰과상 또는 저체온증 정도였다. 등반은 자신을 자랑하는 광대놀이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부상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사고시 심한 부상이나 사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말이면 등반인이 집중되다 보니 기존 등반 코스로 가지 않고 사람이 적은 어려운 코스로 등반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정복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름답고 빼어나게 솟은 암봉을 보면 오르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초 암벽등반 기술의 습득이나 안전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 오른다는 것은 사고와 연결되기 마련이다. 가끔 산행을 하다보면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친절을 내세우며 리지등반에 안내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된다. 타인의 안전에 대해 100퍼센트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행위다. 또한 자기확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남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무척이나 위험한 행위이다.
특히 영웅심리나 과장욕구에 아슬아슬한 바위를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갔다. 많은 사람이 보며 박수와 환성을 보내니 기분이 좋긴 하겠지만 등반은 광대놀이가 아니다. 이런 행위는 남을 자살의 길로 이끄는 것과 같다. 본인은 손잡이와 발딛는 부분을 외울 정도로 여러 번 등반해 보았고 자신감도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가끔 산에 오는 사람은 상황이 정반대다. 그는 쉬운 줄 알고 따라하기 마련이고 자신감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위이다. 또한 음주를 한 후 술기운에 등반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필자가 지적하지 않더라도 음주는 사고력을 떨어뜨리고 신체의 움직임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등반은 자살 행위다. 또한 리지등반시 타인에게 뽐내기 위해 위험구간에 자기의 보조로프를 걸어놓고 선심 쓰듯이 사용하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무척 위험한 일이다. 필자는 예전 남의 로프를 잡고 10미터의 암벽을 내려가다 손아귀에 힘이 빠져 추락하는 것을 본 일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루트라고 해서 남도 그럴 것이라 여겨선 안 된다. 초보자는 로프의 늘어나는 특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선심 쓰듯이 사용하라고 권하는 것은 떨어지라는 이야기와 같다. 로프는 자세를 잡고 내려서려는 순간 하중에 의해 늘어날 것이고 이 때문에 초보자는 밸런스를 잃고 추락할 수 있다. 슬링이나 확보물은 꼭 점검해야 또 한가지 당부한다면 남이 사용한 슬링이나 나무 둥지가 안전하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만일 뿌리만 달랑 걸쳐진 나무였다면 자신의 순서에 들어 쉽게 빠져 버릴 수 있다. 또한 낙석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싶다. 91년과 92년 여름 설악산에선 10여명이 넘는 산악인들이 낙석으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 리지등반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에 모여 있다. 무심코 던진 돌이 타인에겐 위험할 수 있다. 내가 떨어뜨린 것은 작은 돌일지 모르지만 이 돌의 충격으로 더욱더 큰돌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흔들거리는 돌은 뒤에 등반하는 사람이나 다른 팀에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만이 통과했다고 해서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확보지점이나 쉴만한 장소에선 반드시 자신의 몸을 확보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냥 멍청하게 있다가 사람들에게 밀려 벼랑으로 추락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때문에 항상 확보하는 버릇을 갖는게 좋다. 또한 등반자가 등반할 때 확보자는 고정된 확보지점 외에 자신의 확보지점을 한군데 더 설치하는 것이 좋다. 선등자의 추락으로 인해 기존의 확보물인 나무나 돌등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선등자도 확보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도 확보하지 못한 꼴이 되고 만다. 필자도 암벽등반을 다년간 해왔지만 북한산 인수봉에서 백운대쪽이나 만경대능선 원효능선을 바라보면 아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북한산 원효능선에는 주말만 되면 구조용 헬기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남의 등반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지켜야 할 것이다. 장비는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지 자랑을 위해 걸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남의 장비를 이용해 등반할 생각은 버리려고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고려해 코스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정규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자를 동반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글 안강영> ● 리지등반시 이것은 꼭 지키자 1. 코스에 대한 사전정보 및 탈출로 우회로에 대하여 완전히 숙지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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