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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등산장비)겨울산의보금자리
빙글빙글 | 2011.09.07 | 조회 12,379 | 추천 0 댓글 1
















산악인들은 동계등반을 정식 산꾼으로 데뷔하는 통과의례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동계등반은 배낭도 무겁고 폭설을 뚫고 산행하는 데다 혹한에서의 야영 등, 여느 계절에 비해 산행 조건이 열악한 만큼 그동안 쌓아온 산행 경험을 전부 발휘하는 기회다.


또 비좁은 텐트 안에서 여러 명이 동고동락하다보면 그 어느 때보다 개인주의를 벗어던지고 우정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겨울산행은 해가 짧은 만큼 막영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이때 막영지에서의 활동공간은 텐트로 한정되는 만큼 편하고 안락한 텐트는 동계산행의 필수 장비가 된다. 좋은 텐트란 보온이 잘 되고, 방수 통풍이 좋아 쾌적하며, 강한 눈보라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텐트의 보온성은 눈이나 진눈깨비는 말할 것도 없고 온기를 빼앗는 최대의 적인 바람을 막아주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얼마만큼 차단시키느냐에 달려있다. 또 텐트가 늘상 배낭에 넣고 다녀야 되는 장비임을 생각하면 가벼워야 한다. 텐트의 무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원단과 폴인데 폴은 대부분 두랄루민 종류로 대체되었고 요즘은 7001(8.5Φ)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원단인데 업체들은 극세사 원단을 사용해 고밀도 가공하거나 인열강도를 높인 특수가공을 함으로써 보다 질기면서도 경량화된 원단 개발에 경쟁하고 있다.


동계용 텐트는 소형이 적당


동계용 텐트는 주로 소형으로 4인 안팎의 것이 주로 생산되고 인기도 있다. 오토캠핑용 대형 텐트가 10인용까지도 생산되는 반면 등산용 텐트는 오로지 배낭으로 지고 날라야하니 짐의 분배를 고려해서다. 또 텐트가 크면 키도 높아지니 그만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 열손실도 커진다.











일부 제품의 경우 같은 소형일지라도 히말라야 등 극지 등반용으로 바람을 덜 타도록 고안된 ‘저중심형 설계’ 텐트를 고안해 선보이고 있다.


텐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원단의 종류부터 가공법, 폴의 종류, 그외 텐트생활이 편하도록 고안된 보조장치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텐트를 구입하면서 모양이나 공간, 색상은 눈여겨보면서도 원단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크게 주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텐트의 몸체, 바닥, 플라이 원단의 종류를 표시하고 있으므로 비교해보고 구입하도록 한다.


원단의 종류는 텐트의 보온성과 무게와 밀접하다. 원단의 성능만 따진다면 방수 투습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가 최고다. 그러나 고어텍스는 무겁고 가격 부담이 커 텐트에 실용화시키기에는 단점이 더 많다. 따라서 고어텍스 텐트는 단독 산행용으로 1∼2인용 등 극소형에만 국한돼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스포츠의 고어텍스 텐트 ‘고어라이트’는 3중 고어텍스 원단을, 플라이에는 30데니어의 립스탑을, 바닥에는 40데니어의 타프타원단을 사용해 초경량화를 추구했다.


2∼3인용 텐트가 2킬로그램 가량이니 일반 소재의 2인용 텐트보다 가벼운 셈, 그러나 역시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텐트에 가장 많이 쓰이는 천은 가는 나일론사를 촘촘하게 짠 고밀도 원단으로 질기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 립스탑(Ripstop), 타프타(Taffeta), 옥스퍼드(Oxford)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이중에서도 립스탑이 가장 고급 소재이다.


본체·플라이·바닥의 기능과 사용 원단


텐트의 본체, 바닥, 플라이 등 각 부위마다 요구되는 특별한 기능들이 있다. 본체는 사람과 직접 닿는 곳인만큼 부드럽고 질기며 통기성이 있어야 하므로 고급소재인 립스탑, 타프타 순으로 사용된다. 텐트 제품설명서에는 원사의 굵기(D)와 직조 원단의 밀도(T)를 표시해놓는데 ‘40D 240T’, ‘70D 190T나 210T’등이 일반적이다.











옥스퍼드의 경우는 밀도를 D로 표기하며 ‘210D’가 일반적이다. 또한 본체 원단에는 ‘W/R’이라는 표기가 따라다니는데 이는 가벼운 ‘발수가공(W/R;water resistance)’을 했음을 뜻하는데 이는 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도록 텐트 바닥에 하는 방수가공(PU)과는 다르다.


원단에 관한 한 제조업체들이 고민하는 것은 인열강도다. 인열강도란 천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찢어지지 않고 견뎌내는 힘인데 국산 원단의 대부분은 600∼700그램이 한계. 텐트업계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은 반포산업의 경우 최근 인열강도를 1000그램까지 끌어올린 신기술공법 ‘프리미엄코팅’을 개발해 원단을 생산하고 있다.


프리미엄코팅은 기존의 ‘수퍼하이코팅’보다는 한 단계 향상된 기술로 경량화에도 기여하고 있는데 프리미엄코팅을 한 3인용 텐트가 기존의 1∼2인용 텐트와 무게가 맞먹는 효과를 가져왔다. 텐트바닥에서 중요한 것은 내수압이다. 한기나 습기를 차단시키기 위해 원단에 방수가공(PU)을 하기 때문에 립스탑보다는 저렴한 타프타 190T 210T나 옥스퍼드 210D를 주로 사용한다.


방수처리를 두껍게 할수록 방수 효과는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나 염료의 무게와 텐트의 무게는 비례하므로 내수압이 무조건 높다고 환영할 일은 못된다. 보통 텐트 바닥의 내수압은 1500m/m. 그러나 동계 훈련등반이나 히말라야와 같은 극한지방에서 장기간 사용하자면 4000m/m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게 텐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스페이스나 반포산업의 경우 염료의 혁신으로 무게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4000m/m 이상의 내수압을 실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플라이의 생명은 방수다. 또 강풍에도 찢어지지 않는 질긴 천이 사용돼야 한다. 185T 이상의 타프타나 립스탑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방수코팅이 잘 됐는지 꼼꼼이 살펴보아야 한다. 동계용 텐트는 플라이가 본체를 완전히 덮어주어야 하는데 플라이 무게는 텐트 전체의 1/3 가량 차지한다. 코오롱의 중력투쟁 시리즈 제품의 하나인 팀버라인은 김스포츠의 고어라이트처럼 초극세 원단인 30데니어 립스탑을 플라이에 사용하기도 했다.


쾌적함을 도우는 보조장치들


텐트는 반드시 쳐보고 구입해야 한다. 겨울에는 야영장에 도착하면 주활동공간이 텐트 안이므로 배낭과 등산화 취사도구 등을 보관할 여유공간이 적당한지 살핀다. 텐트를 쳐놓은 상태가 모서리가 바닥에서 떠야 방수를 도와준다.











또 눈이나 비가 많이 왔을 때 바닥을 통해 텐트 안으로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본체 아랫부분을 따라 천을 덧댄 일명 '흙담'이 둘러져 있는 것이라면 방수 효과가 한결 좋다. 플라이와 본체도 일정 거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비가 많이 와도 플라이와 본체가 붙지 않도록 탈부착이 가능한 망사창을 폴대에 설치하도록 설계한 제품도 있다. 이 망사는 한기를 한번 더 차단해 보온에도 보탬이 된다. 플라이의 봉제선이나 플라이가 대개 없는 고어텍스 텐트의 봉제선에는 심 테이프가 둘러져 있어야 방수가 보다 확실하다.


플라이에 환기구가 나 있으면 텐트 안에서 취사를 할 때 통풍 효과가 한결 좋다. 본체 역시 환기구는 필수다. 종전에는 굴뚝모양으로 조임식 환기구였지만 출입구의 망사창처럼 지퍼로 여닫는 편리한 환기구도 설계되고 있다. 또한 텐트 안의 수납 주머니는 크고 많을수록 좋다. 플라이나 바닥에 처리된 방수가공은 일정 기간 수명이 있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텐트를 사용후 보관할 때는 반드시 중성 세제로 세탁하고 가능한 주머니에 넣지말고 걸치듯이 보관하는 방법이 좋다. 동계용은 소형이든 대형이든 다소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것을 구입해야 한다. 구입시에는 사후관리가 보장되는 제품인지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폴은 부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애프터서비스가 꼭 필요한 부속품이다.<이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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