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1순위 기업 유니클로가 '혐한 논란'에 휩싸인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의 '작품 캐릭터'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한창인데도 '성난 여론'을 자극할 만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유니클로는 일본 군국주의 미화 논란을 부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티셔츠도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지금 이 시국에 꼭 그런 제품들을 판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 소비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유니클로 온라인몰에서는 사진처럼 '혐한' 작가'로 알려진 구보 다이토의 애니메이션 '블리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홈페이지 캡처)©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2일 유니클로 국내 온라인몰에서는 여름 상품군 반소매 그래픽 티셔츠(UT) 중 하나로 일본 애니메이션 디자인 제품 30종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질 정도로 유명한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새겨진 상품들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상품은 애니메이션 '블리치' 캐릭터 티셔츠다. 제품 앞면에는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이치고가 '일본도'를 연상시키는 검을 든 모습이 새겨졌다.
블리치의 작가는 국내 만화업계에서 '혐한 작가'로 불리는 구보 다이토. 그는 지난 2012년 "한국인들은 항일 교육을 받아 독도에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했다. 해당 기사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는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표현하는 등 극우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 '혐한 논란 작가'의 애니메이션 '블리치' 캐릭터 상품 구매자 평. 이 구매자는 지난달 초 '불매운동' 촉발된 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애니메이션 마니아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분노를 사고 있다. 블리치의 '완성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면서 작품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구보는 이전에도 일본의 군사조직 자위대를 치켜세우는 게시물을 공유해 국내에서 공분을 산 바 있다.
해당 상품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난달 초 이후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을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지난 10일 상품평 페이지에 "불매운동하는 XXX들 망하고 유니클로 번창하길 바란다"며 불매운동을 비하하는 '평'을 남겼다.
논란이 될 만한 상품은 이것만이 아니다. 유니클로 온라인몰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은혼’의 캐릭터 디자인 티셔츠도 선보이고 있다. 은혼에는 과거 한국을 침략한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한 '욱일기' 그림이 다수 담겨 있다. 이 작품 역시 국내에서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우익 작품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밖에 '욱일기 논란'을 불렀던 일본 대전액션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 제품을 다수 팔고 있어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공식 입장과 달리 불매운동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패션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현지인의 정서와 여론"이라며 "유니클로가 국내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을 자극할 만한 티셔츠를 판매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불매운동을 가볍게 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혐한·극우 논란' 티셔츠 판매와 관련해 "확인 중이다. 입장을 밝히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본 대전액션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 티셔츠를 판매하는 유니클로. 이 캐릭터는 일본인 '류'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