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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까지 시위용품 취급…얼마나 더 고개 숙이나?”
어푸 | 2019.09.04 | 조회 353 | 추천 1 댓글 0

2002년 대학 졸업 직후 입사한 첫 직장에서 내리 17년을 일했다. 리베카 시(39·사진) 캐세이드래건(드래건) 승무원 노조 위원장은 여전히 회사가 밉기보다 안쓰럽다. 그는 지난달 21일 아무런 설명 없이 해고를 통보받았다. 시 위원장은 1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회사도 피해자란 사실을 잘 안다. 그저 더 나은 방식으로 대처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캐세이) 자회사인 드래건 승무원 노조는 전체 승무원 2천여명 가운데 60%가량이 가입해 있다. 2016년부터 노조 위원장을 맡아 그에 대한 전격적인 해고는 그래서 충격적이다. 그는 “노조 위원장까지 해고할 정도라면 일반 조합원은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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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 시작 이후 캐세이와 드래건의 직원 일부가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 조종사 가운데 1명은 시위 중 체포돼 ‘폭동’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홍콩직공회연맹 관계자는 “항공업계 노동자들은 지난 8월5일 총파업 때도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고 귀띔했다. 

중국 당국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중국 민항국은 지난 8월9일 캐세이를 특정해 반송중 시위에 참가했거나 지지 활동을 한 승무원의 중국행 또는 중국 영공 통과 구간 비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는 승무원의 자세한 신상정보를 사전에 제출하고, 당국 승인 없이는 운항이 불가하도록 했다. 시 위원장은 “유럽 노선도 중국 영공을 통과한다. 항공업계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조치”라며 “이제 중국 운항에 나서려면 승무원들은 정치적 소신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8월19일과 20일 시 위원장은 중국행 항공기 근무가 예정돼 있었다. 19일 베이징 근무는 문제가 없었다. 항상 머무는 호텔에 머물렀고, 이튿날 홍콩으로 복귀했다. 곧바로 항저우행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회사 쪽에서 “근무가 취소됐고, 일정을 바꾸려 하니 일단 귀가하라”고 통보했다. 시 위원장은 “내 신변 안전을 우려한 회사 쪽 배려로 여겼다”고 했다. 

이튿날 연락을 받고 찾아간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던 경영진 2명이 그에게 페이스북 게시물 사진 3장을 내밀었다. 시 위원장은 “셋 다 별 내용이 아니다. 기내에서 동료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포스트잇’에 써 붙인 것이 있고, 19일 베이징에 가기 전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최소한 어디 있는지는 알 것’이라고 친구들한테 농담을 한 내용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세번째 게시물은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8월16일 캐세이 임원 2명의 전격 사임에 대한 개인적 소회와 안타까움을 표현한 글이었다. 경영진은 그에게 “당신 게시물이 맞느냐”고 짧게 물었다. 시 위원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곧바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요즘 홍콩에선 마스크나 검은 옷처럼 포스트잇도 ‘시위용품’ 취급을 받는다. 시위대가 구호와 다짐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여 놓기 때문이다. 중국 민항국의 경고가 나온 뒤 모두들 소셜미디어 활동까지 조심했다. 얼마나 더 고개를 숙여야 안전할 수 있는 건가?” 

시 위원장은 “이제 내 동료들은 소셜미디어에 아무것도 올리지 못한다. 언제든 ‘흉기’가 돼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그를 포함해 지금까지 조종사·승무원·지상근무요원 등 항공업계 노동자 20여명이 해고되거나 사임했다. 시 위원장은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과 함께 국제민항기구(ICAO) 제소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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