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김수팽과 홀어머니가 사는 집은
초라하고 낡은 초가삼간이었습니다.
집을 수리하는데도 가난한 형편에 돈을 들일 수가 없어
김수팽의 어머니는 흔들리는 대들보와 서까래를
직접 고쳐가며 살아야 했습니다.
더운 여름날, 김수팽의 어머니가 집의 기둥을 고치는 중이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기둥 밑을 호미로 파고 있었는데
기둥 밑에서 돈이 가득 든 항아리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거금을 본 김수팽의 어머니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기와집, 비단옷, 기름진 음식에 대한 욕심이 아니었습니다.
이 돈이 있으면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주경야독하며
고생하는 아들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공부만 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수팽 어머니는 돈 항아리를 다시 땅에 묻었습니다.
이후 김수팽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을 때
어머니는 아들에게 그 돈 항아리에 관해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그 돈을 가졌으면 몸은 편히 살았을지는 몰라도
요행으로 얻은 돈으로 얻은 편안에 무슨 복락이 있겠느냐?
나는 오히려 내 자식이 요행이나 바라고 기뻐하는
게으름뱅이가 되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려웠다.
그런 염치없는 돈에 손을 대지 않았기에
오늘 같은 날이 온 것 같구나."
어머니의 뜻에 마음 깊이 감동한 김수팽은
이후 청렴하고 충직한 관리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청백리가 되었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뜻하지 않은 공짜 돈을 얻는 것보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淸廉)을 자녀들에게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따뜻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