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컷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춘재(56)가 특정된 가운데 그가 영화 '살인의 추억'을 봤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춘재는 현재 1994년 '청주 처제 살인사건' 으로 현재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도소는 교화를 목적으로 영화를 선정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은 원칙적으로 제외한다. 이 기준은 교정채널이 생긴 2006년부터 적용됐다. 15세 관람가에 해당하고 기준이 마련되기 전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별다른 문제 없이 교도소에서 방영됐을 수 있다.
해당 영화는 1986~1991년 발생한 경기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박두만 형사(송강호)는 은퇴 뒤 사건 현장을 다시 찾는 것으로 끝난다.
이때 박 형사는 피해자가 발견된 농수로를 살펴보다 한 여아로부터 언젠가 한 남성이 이 배수로를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는 취지의 얘기를 듣는다. 여아가 말한 이 남성이 유력한 용의자로 직감한 송강호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영화는 끝난다.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개봉 10주년 행사에서 용의자가 영화를 보러 올 것을 예상해 이런 연출을 시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컷
그렇다면 이춘재는 이 영화를 봤을까. 이춘재와 같이 교도소 생활을 한 재소자 A 씨는 2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씨가 살인의 추억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씨와 수감생활을 (같이) 한 2년 동안 '살인의 추억'이 3번 넘게 방영됐다"고 말했다. A 씨 주장대로라면 이춘재는 송강호가 범인을 노려보는 마지막 장면을 마주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자신의 영화를 직접 봤으면 했다는 봉준호 감독의 바람이 교도소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확인된 이춘재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 근처에 살고 있었다.
그는 이 사건이 벌어진 주요 현장인 화성시 진안리에서 태어나 자랐다. 10건의 사건이 발생한 1986~1991년에도 내내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씨가 본인의 유전자(DNA)가 검출된 3건은 물론 다른 일련의 범행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씨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