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온돌방식을 활용한 냉·난방 기술을 발전시켜 온 우리나라가 국제 표준화 회의 국내 개최를 계기로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과 단열 성능 기술 분야의 국제표준 주도권을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승우)은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호텔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 단열재 성능(ISO/TC 163)과 건축환경설계(ISO/TC 205) 분야 기술위원회 총회를 개최한다.
세계 25개국 15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현대식 온돌 냉난방시스템 국제표준 개정안 5종과 태양열 차단성능 평가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 등 우리나라가 제안 및 주도한 국제표준안 10여종을 포한한 50여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온돌에서 발전돼 배관에 냉·온수를 순환시키는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은 공기의 대류를 이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8~1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매립형, 패널형 등 복사체에 15~17℃의 냉수와 35〜40℃의 온수를 공급해 복사체의 표면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복사냉난방시스템으로도 지칭된다.
우리나라는 온돌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돌 냉난방 시스템 설계, 기술규격, 시험방법과 제어 및 운영, 에너지 계산 등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 관련 국제표준 12종의 제정을 주도해 오고 있다.
또한 최근 기술 변화를 반영해 우리나라가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의 협조를 얻어 함께 제안한 국제표준 개정안 5종이 이번 회의에서 본격 논의됨에 따라 이 분야 국제표준을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단열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 선점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안건도 이번 회의에서 다뤄진다. 우리나라는 첨단 소재인 에어로젤로 만든 단열재의 성능평가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을 2016년 ISO에 제안했다. 에어로젤은 나노크기의 산화규소 알갱이들이 구슬처럼 이어진 구조체로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하다. 해당 국제표준안은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마무리 단계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제표준이 순조롭게 제정되면 단열재 제조사별로 상이한 성능 평가방법으로 인한 비효율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술과 제품의 해외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연구진이 2013년 ISO 기술위원회 전문위원회인 워킹그룹 신설을 주도하며 국제표준화를 이끌어 온 창호의 태양열 차단성능 평가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도 2021년 제정을 목표로 진행돼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 에어로졸 단열재, 창호의 태양열 차단 성능 등은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 노력과 제로 에너지 건물 선호 추세에 힘입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우리나라가 이 분야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의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 건물의 단열 성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 주도권을 보다 확고히 할 것”이라면서 “국제표준 선점을 통해 국내 기술의 상품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앞당기고, 우리 기업이 세계 건축자재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