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아이거(68)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한때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하려 했었지만, "(이용자들의) 더러움(Nastiness)이 상상 이상이어서" 물러났다고 털어놨다.
아이거는 23일(현지 시각) 회고록 ‘생애의 탑승’ 출간과 함께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2017년 무렵 트위터 인수 계획이 있었다. 트위터의 파급력이 워낙 강렬해 디즈니가 인수한다면 우리 조직을 현대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즈니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일은 없었다. 아이거는 "문제는 우리가 떠맡아야 한다고 생각한 책임보다 떠안아야 할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었다"며 "사회에 미칠 기술의 전체적인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와 디즈니의 브랜드 문제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트위터의 더러움이 상상 이상(extraordinary)이었다"고 했다.
아이거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트위터 뉴스피드의 ‘불결함’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내 트위터 뉴스피드에 15~20개 다른 주제를 팔로우하고 있다"며 "당신이 트위터 알림을 설정해놓은 뒤 이를 보고 있자면 아마도 곧장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내가 왜 이런 고통을 참아야 하지’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할 능력을 갖췄지만, 반대로 나쁜 짓을 할 능력 또한 지녔다. 내가 떠맡고 싶지 않은 건 바로 그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이거는 최근 잡지 배너티페어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디즈니와 애플의 합병을 논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는 2006년 잡스가 보유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잡스는 디즈니 이사회에 합류했고, 아이거는 2011년 잡스 사후 그의 자리를 물려받아 애플 이사회 일원이 됐다.
아이거는 지난 10일 애플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애플이 TV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 출시를 발표하던 날이다. 디즈니는 곧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