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생활하는 장애인 시설, 감염 우려에 외부접촉 차단(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40년 만에 찾은 친딸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대구에서 일어났다.
10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자영업을 하는 60대 김모씨는 중부서 실종수사팀을 찾아 "1987~1988년도 여름쯤 뇌성마비에 걸린 딸을 경제적 사정으로 보육 시설에 맡겼다가 잃어버렸다"며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실종수사팀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가 대구 시내 장애인 시설 등을 중점적으로 탐문한 결과 김씨의 딸이 경찰신고와는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동구 장애인 시설에서 지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찰은 이후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친자관계도 확인했다. 애틋한 부녀상봉은 그러나 코로나19에 가로막혔다. 현재 딸이 지내는 시설은 생활인들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인과 접촉을 일체 차단하고 있어서다. 시설 측은 당분간 만남은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시설 측과 시간을 조율해 부녀간 상봉을 주선할 예정이다. 비록 오랜 기다림 끝의 만남은 잠시 미뤄졌지만, 아버지 김씨는 "오래전 경제적 사정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살다 이제라도 찾아 너무 기쁘다. 함께 살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mtkh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10 17:54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