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자의 유언장 대필못 배운 것이 한이 된 또순이 할머니 [질문] 못 배운 것이 한이 된 또순이 할머니평생 청진동 한곳에서 해장국을 팔아온 또순이 할머니는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출가한 자식들은 모두 먹고살 만하여 걱정이 없는데, 다만 할머니는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었다. 그래서 갖고 있는 재산으로 장학 재단을 설립하여 고학생들을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또순이 할머니는 문맹이어서 유언장을 쓸 능력이 없다. 생각다 못해 큰아들을 불러 설득한 다음 “모든 재산의 반을 청진 장학 재단에 기증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대필시켰다. 이 유언장의 법적 효력은 어떠한가? ① 무효이다. 민법이 정하는 유언 방식이 아니다.
② 유효이다. 문맹이어서 제3자가 대필하였다는 취지가 기록되어 있고 유언자의 인감 증명만 첨부되면 된다.
③ 원칙적으로는 무효이나 사후 상속인들이 동의하면 유효하게 된다. [해답] 문맹자의 유언장 대필죽으면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남기는 것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 최근 신선한 충격을 주는 사건이나 운동이 전개된 바 있다. 평생 김밥 장사를 해서 살아온 할머니가 50억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사건이나, 종교계와 지식인들이 중심이 된 ‘유언장 쓰기와 유산을 자식에게 안 물려주기’ 운동이 그 실례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정신을 차리고 이런 운동에 발 벗고 나선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언장을 잘 쓰지도, 남기지도 않는 경향이 있다. 사후에 유족들이 유산을 둘러싸고 골육상쟁의 소송을 하여 뜻있는 이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유언장 무시나 부재의 탓이다. 민법은 자필 증서, 녹음, 공정 증서, 비밀 증서, 구수 증서에 의한 유언 등 다섯 가지나 되는 유언 방식을 마련해놓고 있으므로 형편과 사정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유언은 자필 증서에 의한 방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인의 참여가 필요하게 되어 있고, 유언에 참여할 수 있는 증인의 자격은 법률로 정해져 있다. 즉 미성년자, 피성년 후견인, 피한정 후견인은 아예 증인 자격이 없다. 또 유언에 의하여 이익을 받게 될 자나, 그 배우자와 직계 혈족도 증인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만일 이런 사람을 증인으로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면 이들이 자기 이익을 꾀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론문맹자인 또순이 할머니가 선택한 유언 방식은 타인이 대필한 ‘비밀 증서’ 또는 ‘구수 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큰아들이라는 직계 혈족이 대필 또는 증인으로 참여한 것이므로 이 유언은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