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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것을 값지게 쓰고 간 사람..
북기 | 2020.01.06 | 조회 273 | 추천 1 댓글 0

아침이면 베낭을 짊어지고 구두칼로 등산화를 깊게 눌러 신습니다.
매일 가는 산행길이지만 나는 그 매일이 왜 그리 싫었을까요..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TV에서 침이 튀어라고 하는 말도 한귀로 흘립니다.


그런 아침에 매일 만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옆집 사는 남편의 몇살 아래 후배입니다.
젊어서 공부도 좋고 똑똑한 사람인데
뇌수술후 직장도 다니지 못하고 힘들여 살아온 모양입니다.
어찌나 우스게 소리를 잘 하는지
우린 가끔 받아주는 재미로 웃음을 흘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일 몇달이 자나면서 소소한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어떨때는 비짜루 들고 마당을 쓸며 흘리는 소리...
어떨땐 뭐라뭐라 혼잣말을 하며 폐품정리로 바쁜모습일때...
그도 아닐땐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듯이 멀뚱히 지켜보며 쳐다볼때도 있었습니다.
참...시선이 부담스럽고 말대답 하기에 실증이 나려 했습니다.


그런데...그러던 사람이 어느날부터 보이질 않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어찌나 간사한지
매일같이 골목을 지키고 섰을때는 부담스럽더니
눈에 안보이니 궁금해졌습니다.
정말 왠일일까...했지요..
한참후에 그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합니다.
어찌나 사실을 농담처럼 웃음섞어 말을 하는지 정말 몰랐습니다.


한번은 우리를 쫓아 산에 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도중에 맛이가서 돌아왔다는 소릴 우린 웃으며 농으로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웃인데 아쉬운 마음에 삼오제 지나고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집에 대소사가 있다고 핑계는 댔지만
사실은 젊은사람 조상하기가 내키지 않았었습니다.
의외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르신과 그의 안사람이 내어준 커피에
이런 저런 예기하다가 마음을 울리는 소릴 들었습니다.


아침이면 옆집형이 지나갈때가 되었다며
나가서 마당쓸고 들어오겠다고 바삐 옷을 챙겨 입었답니다.
10경이면 한참부터 나와 담배꽁초와 휴지를 줍고..
그러다 보이지 않으면 벌써 가버렸다며 그렇게 화를 내었답니다.
아마도 그런날은 귀찮아 신발을 신지 않은 날이었을 겁니다.
유일한 낙으로 삼았었다는 말을 그의 아내는 말을 합니다.


하루중 가장 짧은 시간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니...
우린 그것도 모르고 귀찮다며 시간을 늘려
10시가 훨씬 넘어서 게으르게 나서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한마디 말을 붙이기 위해...
누구와도 대화가 부족한 쓸쓸한 마음을
단지 옆집사람이라는 이유로 받아준 것도 모르고
낙으로 삼았다니...


스치듯 그 짧은 시간을 보내고 남은 긴 지루함을 어찌감당했을까...
나에겐 하찮은 것을 그는 값지게 썼던 것입니다.
따뜻한 커피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버겁고
가슴이 시렸습니다.
그가 쓸고..그가 주워 모으던 담배꽁초가
마당에 주인 잃고 뒹굴고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잊혀질 사람이고
내게 그리 담아 둘 사람 아니지만...
무심코 흘린 말들을 주워모아 낙으로 삼아준 그 사람에게
간절히 명복을 빌어봅니다.
한동안 뒹굴던 마당이 요즘은 깨끗해 지고 있습니다.
벌써 잊혀지고 있는 거겠지요..
그 이후로 무심고 지나는 말 한마디도 의미를 담아두게 되었습니다.
딱~오늘같은 날이면 마당쓸던 이웃사람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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