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어느 작은 마을에 피아니스트가 살았습니다. 그는 피아노 독주회를 준비하고 지방신문에 광고를 내는데, 당시의 유명한 음악가인 리스트의 제자라고 자기 소개를 합니다. 물론 거짓입니다. 리스트를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연주회가 있기 며칠전 리스트가 이 마을에 오게 되었습니다. 큰일이 났습니다. 거짓이 탄로 나면 음악가로서의 자신의 일생은 끝장나고 마는 것이 됩니다. 전전긍긍합니다. 아무리 후회를 해도 이제는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리스트가 마을에 왔을 때, 그는 백배 용기를 내어 리스트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빕니다. ˝제가 선생님의 이름을 도용했습니다. 제가 아직 부족함이 많은 피아니스트인 주제에 감히 당신의 제자라고 하였습니다. 저의 죄를 용서해주십시오.˝ 그러자 리스트가 조용히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당신은 크게 잘못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괴로워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앞에서 한번 연주해보시오.˝ 연주를 시킵니다. 그는 벌벌 떨면서 리스트 앞에서 피아노를 칩니다. 리스트는 연주를 들으면서 중간중간 멈추게 하고 고쳐줍니다. 연주를 마치자 리스트가 그에게 말합니다. ˝단 한번이라도 내가 당신을 가르쳤으니 이제 당신은 분명히 내 제자입니다. 그리고 연주회에서 당신 연주가 끝나면 제가 한 곡 연주를 하겠습니다. 관객들에게 그렇게 소개하십시오.˝ 그 연주회는 엄청난 기쁨과 영광의 연주회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