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내 뜻대로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한 도인이 될 것이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온갖 모순과 갈등 속에서 부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 같다.
3년 전,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절의 경내지가 종단의 몇몇 사무승들의 농간에 의해 팔렸을 때, 나는 분한 생각 때문에 며칠 동안 잠조차 이룰 수 없었다. 전체 종단의 여론을 무시하고 몇몇이서 은밀히 강행해 버린 처사며,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눈앞에서 넘어져갈 때, 그리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불도저가 산을 헐어 뭉갤 때, 정말 분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