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버물려 놓은 호박전을 굽는다.
등교 준비하는 아들에게 "밥 먹을래, 호박 지짐 먹을래?" 했더니
호박 지짐을 먹을 거란다.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호박 지짐을 굽자니
천국가신 지 두어 달 지난 엄마 생각이 난다....
내가 우리 자식에게 맛있는거 해줄 때 마다,
어릴 적 내가 우리 아들만할때 나에게 호박 지짐을 구워 주시던 우리 엄마.
전에는 의례적인 일상사라고 생각했던 엄마와의 소박한 일들이 떠오르고
그때마다 순간순간 가슴이 먹먹해지고 울컥해진다...
전에는 내 자식 입에 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것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내 자식에게 해주듯이
엄마에게도 그때는 나도 내 자식 못지않은, 입에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싶은
귀한 딸, 아들 이었구나..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 등교하는 아들 입에 먹을 것을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호박지짐을 굽다보니, 곁에 계시지 않는 엄마 생각이 난다...
우리 작은 아들은 날 닮아 지짐 종류를 좋아한다.
나도 우리 엄마 닮아서 지짐을 좋아한다.
이제는 엄마가 내 가슴 속에서만 살아 계시지만
엄마의 입맛은 대를 이어 나와 내 자식의 피 속에, 여전히 살아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