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 때의 명재상 범문공이
젊은 시절 당대의 유명한 역술가를 찾아갔습니다.
이 역술가는 한눈에 사람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어서
집 대문에 들어서면 이미 샛문을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성공할 사람 같으면 정중하게
마당까지 나가서 맞이하고 벼슬도 제대로 못 할 사람 같으면
아예 문도 열어보지 않고 그냥 방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범문공도 자신의 앞날의 궁금해서
이 역술가를 찾아갔더니
문도 열어 보지 않은 채 그냥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범문공이 역술가에게 물었습니다.
"제가 재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역술가는 그런 인물이 못되니 헛된 꿈을 접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범문공이 다시 역술가에게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의원은 될 수 있겠는지 다시 봐 주십시오.”
역술가는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의원이란 직업은 오늘날처럼 처우가 좋은 직업이 아니라
여기저기 떠돌아 약 행상을 하는 직업이었습니다.
재상을 꿈꾸다가 아니라고 하니까
돌연 의원이 될 수 있겠냐고 묻는 범문공에게
역술가는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범문공이 대답했습니다."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위해
제 한 몸을 바치고자 합니다.
재상이 되어 나라를 바로잡고 떠받들면 좋겠지만
안된다고 하니 나라를 돌며 아픈 사람이라도
고쳐주고자 하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