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도 깨끗이 쓸어 놓고, 가난한 집 여자라도 머리를 깨끗이 빗으면 비록 보기에는 크게 화려하지 못할망정 기품은 절로 풍아하리라. 선비가 한때 곤궁하거나 영락(零落)했다 할지라도 어찌 가볍게 스스로를 버릴까 보냐. -채근담
가득 차 있는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넘치려다가 아직 넘치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한 방울을 더함도 간절히 꺼리고, 위급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꺾이려다가 아직 꺾이지 않음과 같아서 다시 조금 더 누르는 것도 간절히 꺼리느니라. -채근담
간악한 자를 뿌리뽑고 요망한 무리를 막으려면 한가닥 달아날 길을 열어 주어야 하느니라. 만약 한 군데도 몸 둘 곳을 용납하지 않으면, 비유하건대 쥐구멍을 막는 자와 같아서 달아날 모든 길을 모조리 막아 버리면 소중한 기물 모두를 물어뜯을 것이니라. -채근담
갠 날 푸른 하늘이 갑자기 변하여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하며, 거센 바람, 억수 같은 비도 홀연히 밝은 달 맑은 하늘이 되나니 하늘의 움직임이 어찌 일정하겠는가. 털끝만한 응체(凝滯)로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니 하늘의 모습도 어찌 변함이 없겠는가. 털끝만한 막힘으로도 변화가 생기는지라 사람의 마음바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채근담
검약은 미덕이나 지나치면 인색하고 잗달아져 도리어 정도를 손상시키고, 겸양은 미행이나 지나치면 아첨과 비굴이 되어 마음을 꾸밈이 많아지느니라. -채근담
고요한 속에서의 고요함은 참다운 고요함이 아니다. 소요한 가운데서 고요함을 지녀야만 비로소 심성의 참경지를 얻었다 할 것이다. 즐거움 속에서의 즐거움은 참다운 즐거움이 아니다. 괴로움 속에서 즐거운 마음을 지녀야만 비로소 마음의 참기틀을 얻었다 할 것이니라. -채근담
고요할 때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바탕을 볼 것이고, 한가할 때에 기상(氣象)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기틀을 알 것이며, 담박한 가운데 의취(義趣)가 평온하면 마음의 참다운 맛을 알 것이니, 마음을 성찰(省察)하고 도를 증험(證驗)하는 길이 이 세 가지만한 것이 없느니라. -채근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