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심과 변두리를 노른자와 흰자에 비유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귀하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른자와 흰자가 잘 섞일 때 달걀말이가 되듯 조화로운 배합이
좋은 음식을 만든다. 주변이 없으면 중심도 없다. 사람들은 언저리보다 중심에
더 주목하지만, 언저리를 생각하지 못하는 중심은 표적을 잃어버리듯 허울뿐이다.
중심에서 떨어져 주변을 살피고, 어긋나게도 보고, 때로는 느긋하게 기다리며
일이 돌아가는 형편도 파악해야 한다.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말은,
그곳이 어디든 줏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최장순, 수필 '달걀 한 개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