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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 ||||||
#2 곽생로 제왕절개 출산후기 군더더기 | 2011.07.16 | 조회 14,231 | 추천 1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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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실에 올라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2시간 넘게 누워서 놀았어요. 난 별로 안아픈데 여기저기서 날 사랑가득한 불쌍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괜찮니.. 아프지.. 해주시는데 기분 괜츈하네요. 평생 입원이라는걸 해본게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까진 즐기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터는 출산후기 1편과 달리 거의 다 화나고 열받고 아프고 서러운 얘기랍니다. ㅋㅋㅋ
곽생로는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모자동실이에요. 아기는 태어난 지 4시간이 지나면 바로 방으로 데려올 수 있어요. 물론 산모가 힘들면 신생아실에 두고 안데려와도 되요. 데리고 왔다 데려다 놨다를 수시로 할 수 있고 데리고 올때 신생아실에 말하면 분유랑 기저귀도 챙겨주세요. 애기 데리고 방에 왔다가 똥쌌는데, 기저귀 갈기 무서우면 (첨엔 이것도 무서워요. ㅋㅋ) 보통 신랑들은 고상태 고대로 애기 들고 신생아실로 뛰어간데요. 똥.쌌.다.고..ㅋㅋㅋㅋ 그럼 기저귀 갈고 또 데려오고 이런식이요. ㅎㅎㅎ
근데 우리 신랑은 대단한건지 겁이 없는건지; 애기 데리고 오자마자 태변을 푹 쌌는데 이걸 왜 못하냐며 기저귀를 갈아 주었어요. 전 아마 신생아실로 뛰어갔을듯.. ㅋㅋ 저는 못움직여서 보진 못했는데 짜장같이 완전 끈적끈적한 까만 똥을 무지막지하게 쌌드래요. 그래서 그걸 보고 애기들 똥이 원래 항상 그런건줄 알고 신랑이 속으로 "헉. 애기들 똥이 이렇구나. 우리 이쁘이(애칭임 닭살 뻗치죠..ㅋㅋ)가 맨날 이걸 혼자 어케 치우지?;;;;" 라고 걱정했데요. ㅋㅋㅋ 그게 태변이었어요. ^^ 수술하는 바람에 탯줄 자를 수 있는 기회를 못줘서 아쉬웠는데 대신에 태변 똥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우리 오빠...ㅋㅋㅋ 지못미..ㅋㅋ
하튼 애기를 처음 데려왔는데 저는 아직 너무 어색하네요. 제가 낯을 좀 가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는 막 잘 안고 잘 놀아주는데 저는 좀 뻘쭘해 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겨요. 무슨 엄마가 이래.
보통 다른 병원들은 신생아 면회시간에 맞춰서 신생아실에 내려가면 유리창 사이로 아기랑 눈맞추고 손흔들고 그러잖아요. ㅎ 곽생로는 모자동실이 되는지라 친정 시댁 부모님들 다 오셨을때 데려와서 보여줬어요. ㅎㅎㅎㅎ 너무 신기해 하세요. 좀전에 뱃속에서 나온애를 바로 이렇게 데려와서 만져보고 안아보고 해도 되냐며. ㅎㅎㅎㅎㅎ
근데 이것도 문제가 있어요. 친정 시댁 식구들이야 그렇다 쳐도 일가 친척들 우르르 오시는데 아기를 방에 데리고 와서 보여주는건 정말 신경쓰이더라구요. 솔직히 면회시간에 맞춰서 오셔서 신생아실 가서 애기 보고 가시라고 하고 싶었다는.. 물론 말도 못하고 꾹 참았지만..-_-;;;
문병 오는거 자체도 너무 싫었어요. 샤워는 물론이고 머리도 못감고 이빨도 세수도 고양이 세수고 하튼 엄청나게 꼬재재하고 소변줄 꽂고 소변통은 밖에 나와있고 아파죽겠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있는데.. 일단 오시면 웃으면서 인사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웃기도 싫어요. 난 죽겠다구요. ㅠㅠ 그리고 젖몸살 생겨서 수유도 해야 하고 그러는데 아 정말 불편.. 애기 자랑을 하고 싶으신건지 진짜 일가친척 우르르 한꺼번에 다 모시고 오시더라는.. 그나마 바로 둘째날 오시려던거 오빠가 내 상태보고는 말려서 4일째에 오셨어요. 그래도 전 화가 나서 울었네요. 아래 가서 애기만 보고 가도 나 절대 하나도 안섭섭하겠는데 오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또 그게 아닌거겠지요. ㅎㅎ
전 이날 알았어요. 환자 입장에서는 병문안이 불편할 수 있다는걸. 처음부터 신랑한테 말해서 못오게 하세요. 몰랐다가 저처럼 말도 못하고 혼자 우시지 말구 ㅋㅋㅋ
첫날 입원실에 올라온지 3시간쯤 지나니까 슬슬 힘들어져요. 근데 진짜 생각보다 아프지 않네요. 제가 전날 잠을 하나도 못자서 그냥 졸린거였어요. ㅋㅋㅋ 첫째날은 정말 괜찮아요.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둘째날..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달라고 했어요. 타이레놀 주시는데 약발이 4시간 가요. 엉덩이 주사는 좀 더 오래 간다지만, 그래도 엉덩이 주사는 죽어도 맞기 싫었어요. (방금 애낳는다고 배도 짼 여자지만 그래도 엉덩이 주사는 아직도 무서운..ㅡㅡ..)
살살 아픈걸 점점 괜찮아 지겠지 하며 참고 밤이 되니까 배가 너무 아파요. 이쯤 되면 "자연분만으로 애 낳는게 이거 보다 아프다고?????????? 이게 말이돼???????"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아파요. 오빠 안깨울라고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새벽에 깨웠어요. 진통제 놔달라고 간호사실에 전화했어요. 약 필요없고 엉덩이 주사 놔달라고 했어요. 주사발이 8시간 정도 가는거 같아요. 그래도 아파요. 아 정말 너무 아파요.
알고보니까 그게 훗배앓이 였어요. 산후통, 후진통 이라고도 한데요. 자궁이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장기들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오는 통증이에요. 제왕절개 수술 하면 솔직히 날로 먹는줄만 알았지 아 정말 그냥 남편 머리채 잡을만큼 아팠어요. 나 아픈거 보더니 신랑이 "임신했을때 섭섭하게 한거 있음 다 잊어달라구 미안하다구" 글썽거려요. ㅋㅋ 그 말한마디에 정말 다 잊었네요. ㅋㅋ 뒤끝작렬할 생각이었는데.. ㅋㅋㅋ
첫째때부터 훗배앓이를 하면 자궁이 건강해서라고 하네요. (그럼 둘째때는 반드시 훗배앓이 한단 소리...? -_-) 그래도 진통제를 먹으면 한시간 후면 많이 나아져요. 그래도 아프긴 함. ㅠ_ㅠ 그니까 저처럼 괜히 버티지 마시고 무조건 진통제 맞으세요. ㅎㅎ 전 약발 느껴보고는 그때부턴 겁나서 약발 떨어지기 전에 미리 진통제 놔달라고 불러댔어요.
첫날은 당연히 움직이지도 못하고 엉덩이 드는것 조차 힘이 들어요. 소변줄과 산모패드도 신랑이 챙겨줘야 하구요.
신랑이 자꾸 애기 보고싶어서 애기를 데려와요. 정말 이때는 내가 너무 아파서 애기 보고 싶지 않더라는.. 그냥 보는거면 모르겠는데 신랑이 자꾸 애가 입만 움직이면 젖달라고 한다면서 저한테 주는거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이때 화가 머리 끝까지 ㅋㅋㅋㅋㅋㅋ 내가 아파 죽겠는데 수유는 몬 수유 ㅋㅋㅋ 애기랑 말하면서 "응? 젖달라구? 응 그래그래 엄마가 젖줄꺼야" 무조건 이래버리면 전 쉬지도 못하고 나 아프다고 젖 안물리면 나쁜년 되는거 같고 말은 안하지만 모성애 없는 이상한 엄마 취급하는게 느껴지고 .. 기분 정말 나빠요 ㅋㅋ 보니까 이게 처음 애기 낳고 부부간에 벌이는 묘한 신경전이었어요. 근데 신랑이 그러면 그럴수록 더 애기가 보기 싫어지더군요. 저 산후 우울증 좀 있었던거 같아요. 조리원 가서도 신랑 출근하면 한두시간씩 전화통 붙들고 울고 그랬네요.ㅎㅎ
산모는 따뜻하게 하고 있어야 하는데 애기 적정 온도는 23~4도 라면서 막 에어콘을 틀어대는거 있죠. 이것도 진짜 서럽다는.. ㅋㅋ 모성애가 막 사라져요. 신랑 얄미워서..ㅋㅋ 이때 다시 내가 두번다시 애 낳나봐라 라고 하루에 몇번을 다짐했어요. ㅋㅋ 우리 오빠 내가 산후풍에 대해서 티비 프로그램 방영할때 보라는거 안보더니 개념이 없어요. 너무 모르니까 그냥 괜찮겠거니 하는거 같아요. 집에서도 미친듯이 틀더니 결국 두달이 지났는데도 저는 이 한여름에 발시려워서 털양말 신고 있네요. 신랑 에어콘 트는거 보면 울엄마는 오빠한테 한마디 할판이고, 시엄마는 민망해 하세요. 남자들 진짜 몰라요. 전 정말 화가 나면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입을 다물어 버리는 타입이거든요. 그래봤자 제 손해지요. ㅋㅋ 저 위에서 맺힌거 다 잊었다는거 다시 도로 다 생각나는 중.. ㅋㅋㅋㅋㅋㅋ 미리 꼭 교육 시켜 놓으세요.
첫날도 오후부터는 움직이는 연습 해야 회복도 빠르다고 해서 누운 상태에서 좌로 우로 움직일라고 안간힘을 써댔어요. 밤에는 자다가 엉덩이가 너무 배겨서 몸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데만 한시간 걸렸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 수술하시는 분들 꼭 참고하세요~
수술하면 계속 누워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임산부 팬티 보면 엉덩이 가운데로 봉제선 있자나요~ 엉치뼈 부분에 봉제선과 산모패드에 눌려서 스끼고 까지고 헐고 ㅠㅠㅠㅠㅠㅠㅠ 일반 팬티를 입으려니 앞쪽 팬티라인에 수술부위 딱 걸려서 아파 돌겠고 -_- 결국 가위가져다가 이리 저리 잘라내서 입었어요. 쪽팔리고 모고 없어요. -_- 그리고 패드도 일반 패드 말고 순면으로 된 좋은느낌 이런거 써야 안아파요. 제왕절개 산모도 이 엉덩이 배기는것 때문에 회음부 방석 필수에요.ㅎㅎㅎ
하튼 결론은 배부분에 고무줄 없이 밴드로 처리되어있는 완전 큰 105 이런 사이즈의 일반 팬티를 입는게 정답이랍니다.
흉터까지 흉하게 생겼어요. 레이저라도 쏴야할판.. 혹시 같은 고생 하시는분 계실까 말씀드려보아요. 저에겐 이 엉덩이 아픔도 훗배앓이만큼 무시할수 없는 고통이었답니다.ㅋㅋ -------------------------------------------------------------
둘째날은 오전에 소변줄을 뽑아요. 행복해요. 근데 몇시간 안에 소변 못보면 다시 꽂아야 한데요. 공포에요. 필사적으로 움직여서 2미터 앞에 있는 화장실로 향해요. 일어나서 화장실까지 걸어가는데 30분은 걸린듯.. 아무리 앉아있고 물을 마셔대고 해도 소변은 나올 생각이 없나봐요. 전화와서 물어보네요. 소변 봤냐며... 나 막 오빠 붙들고 울먹이면서, '제발 두시간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해달라고' ㅋㅋㅋㅋㅋ 결국 소변은 못보고 다시 소변줄을 꼽고 자야 했답니다.
셋째날 소변줄을 뽑고 소변 봤어요. 근데 이젠 또 가스 나오면 전화하래요. 가스까지 나와야지 미음 준데요. 전 못참고 점심때 가스 나왔다고 오빠한테 뻥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고픈거 못참음 ㅋㅋㅋㅋ) 저녁때부터 미음이 나오는데 내가 우겨서 오빠가 먼저 죽 사다 줬어요. 병원에서는 미음 - 죽 - 밥 이런 순서로 나오는데 저는 바로 죽 - 초밥 롤밥 먹어댔네요. ㅋㅋ
넷째날 이제 소변줄도 뽑고 링겔도 뽑고 어제보다도 훨씬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여전히 기어다니긴 하지만 이제 2m 앞의 화장실까지 가는데 15분밖에 안걸려요.
병원에서 오전에 가슴마사지를 해준다며 불러서 내려갔어요. 어떤 마사지기로 10분 정도 마사지를 해주네요. 그리고 그날밤...가슴이 딱딱해지면서 열이 나고 터질꺼 같아요. 내일이면 이제 조리원 가니까 알아서 수유방법 가르켜 주시겠지~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필 퇴원 하루 전날 갑자기 젖몸살 와서 막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새벽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오빠한테 신생아실에서 애기 데려와 달라고 했어요. 신생아실 전화해서 젖몸살와서 애기가 젖을 빨아줘야 할꺼 같다고 했더니 새벽에도 상관없다고 바로 데려가래요. 애기한테 수유했더니 가슴이 좀 풀렸어요. 열이 너무 나서 인터넷 찾아보고 냉찜질도 했는데 조리원가서 욕먹었어요. 미쳤데요. -_- 젖 마른다고 하지 말래요. (사람들마다 말이 다 달라요. ㅋㅋㅋㅋ 어쩌라는건지..ㅋㅋㅋㅋㅋ )
그렇게 입원 마지막날은 소변줄도 링겔도 없이 좀 쉬며 보내고 담날 아침에 9시쯤 짐 다 옮기고 퇴원 수속 밟고 산모 진료 받고- 퇴원해서 조리원으로! ㅎㅎ 아 원래 퇴원할때 아기 예방접종 하는데 저 퇴원하든날은 현충일 공휴일이어서 아기 진료는 토요일에 미리 받아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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