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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박물관 | |||||||||||
1956년도의 운동회 나들이 으랏차차 | 2011.08.01 | 조회 11,858 | 추천 69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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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이 몰래 쌀 퍼다가 티셔츠하고 바까입었제”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찍은 긴 께네, 한 56년도쯤 되겠네. 야들하고 진주 이반성초등학교 운동회날 놀러 갔는데, 사진사가 하도 찍어라 캐서 안 찍었더나. 왼쪽 위에서부터 영희.송자.이순.남조하고 그 밑에 심순덕이, 내 그라고 사촌동생 순덕이. 당시엔 전부 농사짓고 소먹이고 밥하고 빨래하고 하루 종일 일이 있어놔서 서로 만나서 놀고 할 여가도 없었제. 내하고 영희는 학교 다녔고 다른 아 들은 초등학교 마치자 바로 집안 살림 도맡아 했다 아이가. 이중엔 똑똑한 아 들도 많았는데. 특히 사촌동생 순덕이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천재였다. 그런데 열 살 아래 동생 돌보느라고 중학교 못 가고 지금 그리 늙어 삣다 아이가. 고등학교까지만 마쳤더래도 장관은 했을 끼라. 이 당시만 해도 면에서는 신식 옷 입고 다닌 가시나들이 많았는데 우리 동네인 이반성면 평촌서는 전부 한복을 입어야 했제. 가시나가 신식 옷 입으면 못쓰게 된다꼬 부모들 난리가 보통 아니었는기라.(웃음) 재밌는 얘기 하나 해주까. 하도 신식 옷이 입고 싶어서 어무이 몰래 뒤주 쌀을 며칠에 걸쳐 조금씩 퍼내다가 창고 모서리에 모았다 아이가. 한꺼번에 퍼냈다가 들키면 큰일나제. 그리 모은 기 두 되쯤은 됐을끼라. 당시 마산 부림시장에선 미군 구호물자로 나온, 요즘 말하면 티셔츠 같은 것을 어찌 구했다가 주문받아 파는 사람이 있었는기라. 몰래 모아두었던 쌀로 그 티셔츠와 물물교환했지. A자 주름치마도 사고. 근데, 그거 입었다가 어머이한테 붙들리가꼬 죽는 줄 안 알았나. 쌀 훔쳐다 산 잘못은 둘째치고 가시나가 요상한 옷 입고 돌아다니면 큰일 난다꼬. 내 고집도 보통은 아니었제. 그리 호되게 당하고도 끝내 입고 다녔지. 3개월 입었을끼라. 가시나가 학교가는 것도 남한테 손가락질 당할 노릇인데 옷까지 요상한 걸 입었으니 어머이 생각에 안 그랬겠나 이해도 되데. 사진에 나온 동무들 중에는 내가 최고학력자 아이가. 중학교 2학년까지 마쳤으이. 내는 옷에 한이 맺혔던가, 2학년 마치고 읍내 나가서 양재기술 1년 배웠지. 그라이 지금도 엔간한 옷은 내가 만들어 입는다 아이가. 뒤쪽 맨 왼쪽에 있는 영희 야하고 같이 반성까지 기차로 통학을 안 했나. 영희 저거 아버지가 역장이라서 차비는 하나도 안 들었다. 그러이 어머이가 다니라캤제 아이먼 얼른 없었다. 그라고 내 오른쪽에 심순덕이 야는 시샘이 참 많았는기라. 다들 밤에 모였는데 내보고 양말 벗어라 카는기라. 다들 벗고 있는데 내만 신었다꼬. 사실 나도 벗고 있었는데. 재작년인가 박세리 발 맨키로 그때 내 발이 무척 하얀는기라. 그래노이 순덕이가 잘못 알았는기제. 중학생 때니께 다리에 햇볕을 너무 받아서 그랬는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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