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파수꾼, 미스터리 쇼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화장품도 써볼 수 있다면…. 게다가 이 모든 게 공짜라면! 이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직업이 있다. 현대판 암행어사, 혹은 쇼핑스파이로 불리는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이른바 손님가장 모니터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제도다. 쇼핑을 하면서 종업원의 태도, 상품의 질, 매장청결 등의 요소를 체크하여 전반적인 서비스 개선을 도모하는 게 쇼퍼의 일이다.
미스터리 쇼퍼의 하루 3년째 미스터리 쇼퍼를 하고 있는 프리랜서 이용숙(가명,33)씨. 아침에 인터넷에 접속하면 미스터리 쇼핑 일정부터 확인한다. 방문할 매장의 위치와 시간, 쇼핑 품목, 유의점 등을 정확히 파악해둔다.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세트메뉴를 시킨 후, 제품을 받기까지의 시간을 핸드폰 시계로 잰다. 주문 받는 종업원의 말투와 표정, 제스처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테이블로 간다. 버거의 모양이 찌그러지지 않았는지, 음료수는 시원한 지 체크한다. 식사 후, 화장실에 들러 비누와 종이 타월이 충분한 지를 살핀다. 매장에 머문 시간은 25분 정도. 집으로 돌아와 일을 마친 후, 오후가 되자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의 백화점에 도착한다. 화장품매장에 들러 새로 나온 수분크림을 발라본다. 판매직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명찰과 제품진열 상태 등을 꼼꼼히 살핀다. 복합성 피부인 고객에게 알맞은 화장품을 권유하는지, 과장된 설명이나 무리한 구매강요는 없는지 파악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 집으로 돌아온 뒤, 웹상에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패스트푸드점 종업원이 잔돈과 함께 영수증을 내주지 않은 점을 감점처리 한다. 화장품 판매직원에 대한 평가에는 ‘수분크림이 손등에 잘 스며들도록 마사지해주었고, 환절기 피부관리법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해주어 도움이 되었음.’ 이라고 평가한다. 작성한 보고서는 직원의 상벌이나 기업의 서비스 지침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심하면 직원이 해고를 당하는 수도 있어 최대한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
베일을 벗은 직업, 미스터리 쇼퍼가 뜨고 있다! 물론 본인이 쇼퍼라는 티를 내면 곤란하다. 가끔씩 일이 서툰 초보라면 종업원 쪽에서 먼저 알아채는 경우도 있다. 대개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의 눈치는 수준급이기 마련. 설사 들켰다 할지라도 당황한 티를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혹시, 조사요원 아니세요?”라고 물어오면, 순진한 얼굴로 “그게 뭔데요?” 라고 넘길 줄 알아야 한다. 손님은 왕이고 미스터리 쇼퍼가 암행어사라지만, 괜한 꼬투리를 잡으며 황당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쇼퍼는 프로젝트마다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른다. 감정에 치우친 고자질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솔직한 쇼핑체험 보고를 한다. 주부나 직장인, 학생들의 즐거운 부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미스터리 쇼핑. 본래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직원들이 물건을 훔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체험을 하며 공짜로 쇼핑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 활동비는 프로젝트마다 천차만별이다. 먼 곳으로 갈 경우 교통비가 지급되며, 식사비용이나 물품구입비 청구를 위해서는 반드시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투입처에 따라 쇼퍼의 자격을 제한하기도 한다. 면세점의 경우 여권소지자라야 하고, 자동차 전시장일 경우 운전경력이 있어야 유리하다. 경우에 따라, MP3나 디카를 동원해 녹취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 증거물로 남기기도 한다. 활동량이 많고 노련하다면 샐러리맨에 근접하는 수입도 가능하다. 쇼핑품목이 일시 품절이거나 아무리 기다려도 직원이 오지 않는 경우,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센스가 요구된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기에 체력이 뒷받침되면 유리하다. 미스터리 쇼핑의 목적은 기업 서비스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이다. 기업체는 고객만족을 지나 고객행복으로 지경을 넓혔다. 상품의 질 못지않게 고객의 정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업이미지 제고와 서비스 마인드 강화를 위해 미스터리 쇼퍼제를 도입하는 업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 패밀리레스토랑, 카지노, 은행, 대형서점, 병원, 관공서까지 다양한 수요처가 쇼퍼 투입을 대기하고 있다.
미스터리 쇼퍼가 되려면? 첫째, 웹상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다. 일의 배분과 보고도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 이해력과 객관적인 문장 정리 능력을 겸비하면 더욱 좋다. 둘째, 신속한 연락이 가능해야 한다. 이메일과 핸드폰을 통한 수시 연락이 가능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상황 발생시 담당 슈퍼바이저와 연락한 뒤 상의를 해야 한다. 셋째,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경우, 과제를 배분 받지 못하는 수도 있다. 매뉴얼대로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마감시간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쇼퍼의 자질로는 침착함과 순발력, 예리한 관찰력, 보통 이상의 암기력, 꼼꼼함 등이 요구된다. 시간활용이 자유로와 프리랜서의 매력도 구비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이라는 참신함과 21C 서비스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이 크다.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에 ‘미스터리 쇼퍼’에 대한 물음이 늘고 있다. 기업체 자체에서 쇼퍼를 뽑기도 하지만,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갭버스터코리아, 리스피아르 조사연구소, 아이앤아이컨설팅 등에서 쇼퍼를 모집하고 교육한다. 중앙정보고용원이 발간한 <신생-이색 직업 50선>에서는 브루(Brew)마스터, 독서 치료사, 사이처(Cycher), 인터넷 소설가 등과 함께 ‘미스터리 쇼퍼’를 주목해야 할 미래 직업군에 포함했다. 2% 부족한 서비스를 느낀다면, 미스터리 쇼퍼로 활동해보는 것은 어떨까.
------------------------------------------------------------------------------------
햄버거, 피자, 도넛, 아이스크림.. 이런 종류의 미스터리 쇼핑은 인기가 높다네요. 기사작성을 위해 저도 해봤는데, 쉽지만은 않구요. 패밀리레스토랑이나 호텔식당은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저도 한 번 해보고 싶군요~! 음식이 빨리 채워지는지, 직원의 서비스마인드는 어떤지.. 먹느라고 모니터링을 깜빡하면 어쩌죠? 식품회사 모니터링도 있다네요..마트나 백화점 시식코너 진행하시는 도우미분들 아시죠? 고객이 많이 먹는다고 눈치주면 안되는 건 기본. 근데도.. 가끔 눈치 주는 분들도 계세요.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상품에 대해 문의했을 경우, 정확한 답변이 나와야 하구요.가령, 쌀국수의 원산지를 고객이 묻는다면"예, 고객님. 100% 국산이라 안심하셔도 되요."감성멘트까지 확인한다는군요.흠, 주부가 아니라 이건 패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