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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 ||||||
이나정 감독 "'좋아하면 울리는' 조조, 꼭 김소현이어야 했죠" sarang mom | 2019.09.14 | 조회 221 | 추천 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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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의 외피는 10대에서 20대로 이어지는 청춘들의 삼각 로맨스다.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미터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앱 '좋알람'을 소재로 신인류의 사랑을 그린 파릇파릇한 로맨스. 배우들의 말갛고 고운 얼굴과 풋풋한 분위기는 학원물의 특성을 그대로 따르는 듯 하다. 한 꺼풀 벗겨 더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 때문에 행복하지만 불행한 이들도 속출한다. 상처받은 마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고, '마음'의 갯수로 계급이 생성되기도 한다.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알람없는 고요한 소리는 스스로를 의심하게도 만든다. '좋아하면 울리는'을 받치고 있는 세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밝아 보이는 조조는 부모의 부재로 인한 상처가 있고, 모두가 선망하는 선오는 부모가 있음에도 사랑이 없는 집에서 성장한 아픔이 있으며, 건강하고 착한 성품을 지닌 혜영은 자신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희생과 양보가 익숙해진 처연함을 끌어 안고 있다. '오디션' '언플러그드 보이'로 한국 순정만화사에 한 획을 그은 천계영 작가가 지난 2015년부터 연재한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KBS에서 '눈길' '쌈마이웨이' 등을 연출한 이나정 감독은 이 웹툰 속에 쌓인 여러 이야기 레이어들을 들춰봤다. 그리고 단순한 첫사랑물이 아닌, '좋아한다'는 감정의 '이 쪽' 끝부터 '저 쪽' 끝까지 담는 '좋아하면 울리는'을 완성했다. "처음엔 순정만화처럼 보이지만 인물들 안에 뭐랄까 '마음의 지하실'이 있다. 어두운 면이나, 상처입은 면들이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견디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더라. 스토리, 대사, 좋알람이라는 소재가 좋기도 했지만 천작가님이 쓰시는 감정이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가 있어서 더 좋았다." 같은 맥락으로, 기존의 첫사랑물을 답습하지 않으려 했다. "이와이 슌지 계열의 일본 첫사랑물, 또 인기를 끌었던 대만의 첫사랑물처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1번이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풋풋한 첫사랑같아도 그 밑에 또 다른 레이어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한국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진하고 리얼한, 그래서 평범한 학원물과는 다른 깊이를 그리고 싶었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풋풋하게 그려지는 10대의 사랑이지만, 이나정 감독의 생각은 반대였다. 오히려 10대의 사랑이 가장 진지해서 '오글'거리지 않았냐면서. "10대 때 사랑을 할 때는 진지하고 더 진했던 것 같다. 그때는 작은 것도 더 섬세하게 고민했다. 오히려 나는 30대 넘어가면서 더 유치해지는 것 같더라. (웃음) 누군가는 10대의 사랑이 오그라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더 순수하고 사랑에 있어서 진지해서인 것 같다. 그래서 10대의 사랑은 진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10대의 이야기를 보다 '리얼'하게 전하고 싶었다. 만화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내 옆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인물로 보면 세 주인공 모두 역동적인 캐릭터가 아니어서, 그 주변을 둘러싼 인물이나 친구들은 요즘 말로 '찐고딩'(진짜 고등학생) 같은 배우들을 뽑았다. 순정만화같은 설정, 대사가 있고 그걸 드라마로 풀어야 하니까 (배경은) 역동적으로 깔아줘야 균형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짜'처럼 보여야 하니까, 더 취재에 공을 들였다. 아이들이 쓰는 급식체도 들어보고 학교에서는 뭘 입는지, 수업시간에는, 쉬는 시간에는 뭘 하는지. 나 때와는 많이 다르고, 말투도 다르지만 비슷한 지점도 있었다. 잘 사는 집 친구들은 예전처럼 검은 차 안 타고 다닌다고 하더라. (웃음) 기사가 있는지, 관계는 어떤지, 혜영이같은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할 때 시급은 어느 정도로 받는지,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면서 삼각김밥은 먹는지 등을 알아봤다." 이나정 감독이 본 요즘 애들은 어땠을까. 유튜브를 하거나 예쁘고 잘 생긴 친구들을 선망하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장면이 굉장히 '요즘 애들'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요즘 애들이라고 다 급식체만 쓰는 것도 아니고 진지한 모습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요즘 애들'로 규정 지을 특징도 없었다. 다만, 루키즘은 더 심해진 것 같다. 반장의 말은 안 들어도 예쁘고 잘 생긴 애들 말은 듣는다고 했다. 루키즘이 일종의 권력이 된 것 같더라." 원작의 인기가 높아 여러 버전의 '가상 캐스팅'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같은 가상 캐스팅이나 싱크로율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면서 연기력을 우선으로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조는 꼭 김소현이 연기해주길 바랐다고 했다. 김소현의 눈빛에서 조조의 눈빛을 봤다면서.
"싱크로율만큼 연기력이 중요했다. 조조는 어려운 역할이었고 깊이있는 연기력이 필요했다. 사랑으로 치면 첫사랑의 설렘부터 연애가 시작될 때의 마음, 이별 후의 복잡한 감정 그리고 혜영이가 다가왔을 때의 감정도 다 표현해야 한다. 또 조조라는 인물의 마음의 지하실에 대한 어두운 감정을 처지지 않게 표현하면서도 그걸 이기는 강인한 캐릭터여야 했다. 연기력도 좋았지만 배우 자체의 힘이 있다. 청순하고 여리여리한 모습도 있지만 소현씨 눈빛을 보면 (대사처럼) '구겨지지 않을 거야' 같은 눈빛이 있달까. 그런 단단하고 자존감이 높은 흔들리지 않는 아이가 자신의 삶을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다. 어떤 남자에게 갈 것보다, 내 인생을 정면승부한다는 느낌이랄까. 김소현씨 자체가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 더불어 '좋아하면 울리는'은 두 명의 대세 배우도 탄생시켰다. 선오 역할의 송강과 혜영 역할의 정가람이다. 두 사람 모두 개성 넘치는 비주얼과 매력을 입고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팬들을 늘리고 있다. "정가람씨는 뭐라고 해야 할까. 내가 예전에 '눈길'이라는 작품을 연출했을 때 가까운 연출자들이 (김)새론이나 (김)향기를 보면서 어려도 배우같은 아우라가 있다고 하더라. '옛날 배우' 같은 아우라. 여기서 '옛날 배우'란 '올드'하다는 게 아니라, '클래식'한 분위기가 있다는 이야기다. 정가람씨를 보면서 나는 옛날 배우의 아우라를 느꼈다. 눈빛이 나이보다 성숙했고 서정적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깊이가 느껴진다. 혜영이라는 인물과 닮았다." "송강씨는 본인 안에 맑고 사랑스러움이 있다. 아마 배우 본연의 힘이 있어서 원작에서 보인 선오의 위악적인 부분이 많이 중화된 것 같다. 센 장면을 찍을 때도 예쁘더라. 선오와 혜영이 부딪칠 때도 송강씨의 너무 귀여운 면이 나와서, '남자 대 남자로 부딪치는데 이렇게 나와도 되나' 생각도 했다. 송강씨는 얼굴에 여러 모습이 있다.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묘하게 차가운 얼굴이 나온다. 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얼굴이다. 그러다가 확 웃으면 아이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선오와 더 잘 어울린 것 같다. 초반부는 본인도 고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갈수록 선오에 몰입을 잘 했고 나중에는 내레이션을 할 때 너무 연기를 잘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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