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선’한 가수로 제2의 인생 시작 [MK★인터뷰] 쓰다 | 2020.04.07 | 조회 235 | 추천 0 댓글 3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신기남 국회의원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로 가려진 이름이 ‘미스터트롯’을 통해 각인됐다. 이젠 뮤지컬 배우, 미스터싱싱이 아닌 트로트 가수 신인선의 꽃길이 펼쳐졌다.
신인선은 유년 시절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 이후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미스터싱싱이라는 활동명으로 트로트가수로 전향해 활동했다. 무명생활을 버티던 중 신인선은 올해 초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꾸며진 무대들은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특히 준결승 미션에서 설운도의 ‘삼바의 여인’을 열창하며 현란한 삼바 춤을 선보여 레전드 무대를 선사했다.
Q. ‘미스터트롯’의 여정을 끝마친 소감은 어떤가.
“너무 좋다. 이제 시작이지 않나. ‘미스터트롯’은 제 인생의 시작이다. 신인선의 재개발이라고 말하고 싶다. 떨어지면 아쉽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너무 좋다. 저는 오디션만 붙자고 생각하고 온 사람이라서 아쉽지도 않고, 최종 순위도 과분하게 생각한다. 진짜로 저는 언제 떨어져도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준결승까지 올라가서, 아쉬움이 없고 감사하다.”
Q. 첫 무대에서 올하트를 받았다.
“처음에는 몰랐다. 특수효과 LED라고 생각했다. 춤출 때 봤냐고 하는데 보일 리가 없었다. 근데 다들 박수를 치더라. ‘내가 잘하는 구나’ 싶었다. 무대 끝나고 뒤에 보라고 해서 보니까 금색이 번쩍이더라. 놀랐다. 너무 놀라 뒤를 보고 인사를 했었다. 너무 기뻤다.”
Q. 초반 ‘국회의원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공개됐다. 관심은 받지만, 약간의 편견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태어나자마자 악플을 먹고 살아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남의 편인 사람을 나의 편으로 바꿀 수 없다고 했다. 품 안에 있는 사람을 유지하고 보듬고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나의 반응을 즐기기 때문에 덜 표현하는 게 좋다고 하셔서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가정 교육을 받으니까 이젠 악플 보고 웃는다. 어차피 사람들은 알게 될 거고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자랑스러운 아빤데, 그래서 (공개하는 것에 대해)고민은 거의 안 했던 것 같다.”
Q. ‘미스터트롯’을 시청한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아버지는 ‘운이 좋았다’고 하더라. 솔직히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아버지께 방송 안 나온 분들도 얘기해주니까 20명이 넘는 현역부에서 몇 명만 올라갈 텐데도 불구하고 내가 그 진출자란 것을 신기해하시더라. ‘댄싱퀸’ 이후에는 쭉쭉 올라가니까 인정해주시더라.”
Q. ‘미스터트롯’ 도중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경연 중에 큰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처음 ‘봤냐고’도 못 보고 의식을 잃으셔서 중환자실에 계셨다. 항상 올라가기 전에 ‘큰아버지한테 힘을 주세요, 가족들 욕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다행히 경연 결과는 좋았지만, 큰아버지는 사랑과 정열 팀의 공연 이틀 전에 돌아가셨다. 장례식도 못 갔다. 경연 끝나고 말해주셨다. 방해되기 싫어서 숨기셨다더라. 준결승에서 ‘삼바의 여인’을 부를 때, 큰아버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많이 났다. 큰아버지가 설운도 선생님과 잘 안다고 하셨다. 큰아버지가 직접 부르시던 모습도 기억났다. 그날 헌정곡 느낌으로 부르게 됐다.”
Q. 에어로빅, 삼바, 폴댄스까지 매번 무대에서 놀라운 연출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자면.
“다 좋았는데 완성도가 높고 마음에 들었던 건 삼바였다. ‘비디오스타’에서도 말했지만, 브라질 삼바는 고관절을 돌리고 허리도 털어야 한다. 댄서 단장님께서 ‘삼바를 추면서 노래하는 가수는 이 세상에 없다. 이건 안된다. 호흡도 안 된다. 편곡한 노래가 반 키도 올린 데다가 빠르지 않냐’라고 걱정했다. 제작진도 가능하냐고 걱정하더라. ‘사랑의 재개발’ 보다 3배 힘들었다. 어려웠지만 저만이 해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Q. 원래부터 퍼포먼스에 뛰어난 스타일이었나.
“춤을 따로 배워본 적이 없다. 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하는 정도? 기본을 몰랐는데 ‘미스터트롯’을 통해 처음 배웠다. 무엇보다 트로트의 틀을 확장하고 싶었다. 제가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것도 그런 부분이었다. 뮤지컬은 틀 안에서 노는 작품이라면 트로트는 국한된 게 별로 없다. 무한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사랑의 재개발’ 퍼포먼스로 2등을 했을 때 너무 기뻤다. 신인선이 하면 다른 것 같고, 에어로빅은 신인선, 삼바는 신인선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신인선한 가수’가 되고 싶다.”
Q. ‘미스터트롯’ 이후 인기를 실감하나.
“우장산을 뛰는데 엄마들이 알아보신다. 날씨가 좋아지니까 사람이 많아져서 산을 가면 팬사인회를 한다. 10분 뛰면 1시간을 팬사인회를 한다. 그래도 저는 이런 걸 즐긴다. ‘인선씨’라고 안 부르고 ‘아들’이라고 불러주시는 게 더 좋다. 사진도 막 찍어달라고 하셨으면 좋겠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제일 처음으로 트로트로 인사드리는 건 ‘미스터트롯’ 콘서트일 것 같고, 개인적으로 신곡도 알아보고 있다. 앞으로 계속 행복한 에너지 전도사로 활동할 것 같다. 제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갈 것 같다. 사람들이 웃었으면 좋겠다. 또 ‘신인선한 가수’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겠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