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까막눈으로 살다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인생을 다시 시작한 어머니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어머니들이 쓴 시 100편을 김용택 시인이 엮고 글을 보탠 시집입니다. 글을 쓴 어머니들은 가난해서, 여자는 학교 가는 거 아니라 해서, 죽어라 일만 하다가 배움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름 석 자도 못 써보고 살다 가는 줄 알았는데, 황혼녘에 글공부를 시작하니 그동안 못 배운 한이 시가 되어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손도 굳고, 눈도 귀도 어둡지만, 배우고 익히다 보니 이제 연필 끝에서 시가 나옵니다.
그동안 글을 처음 배운 할머니들의 문집이 간혹 나왔는데, 이 책은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한 작품들 가운데 엮어서 시 한 편 한 편이 주는 감동이 큽니다. 게다가 김용택 시인이 각각의 시에 생각을 덧붙여 울림이 더 깊습니다.
어머니들의 시는 가슴 뭉클하고, 유쾌하고, 희망이 넘칩니다. 틀에 갇히지 않아 재기 발랄하고 표현이 삶처럼 생생하죠. 독자를 울리고 웃음 짓게 하는 가운데 세상을 오래 살아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노년의 통찰이 가슴을 찌릅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시, 용기를 주는 시, 다시 희망으로 살아가게 하는 ‘엄마의 꽃시’는 이 땅의 아들딸들에게 주는 엄마의 선물입니다. 시와 한데 어우러지는 그림은 ‘색채의 화가’로 불리는 서양화가 금동원 화백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