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당신'에게 보내는 35편의 편지를 담고 있습니다. ‘당신’은 작가가 사랑한, 혹은 사랑할 뻔한 당신들, 어쩌면 책이 읽는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남반구의 겨울에서 북반구의 겨울 끝자락에 이를 때까지, ‘당신’의 안부를 염려하는 그의 목소리는 다정합니다.
장석주 작가는 북반구에 태양이 이글거리기 시작하던 초여름, 아내와 함께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남반구로 떠났습니다. 먼 곳으로 갔지만 최종 도착지는 바로 그 자신입니다. 작가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고독을 애써 겪으며 풍경과 시간, 그리고 씁쓸하고 달콤한 멜랑콜리의 찰나들을 마주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이국적인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존재의 존재함’에 대해 숙고합니다. 그리고 자기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흑염소처럼 울부짖던 그에게 가만히 날아와 앉은 ‘당신’, 그 사랑에 대해서 담담하게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이것은 “사랑과 우애의 산문, 시와 철학에 관한 변론, 풍경과 환대에 관한 시”입니다. 우리 엄마 아빠가 시답잖은 인간관계에 둘러싸여 힘들어하신다면, 과식과 과음에 기대어 권태를 벗어나려고 애쓰고 계신다면, 이 산문집을 선물해드려도 좋겠습니다. 엄마 아빠의 무미건조한 일상에 봄볕 같은 안식과 평온을 불러들여 영혼을 고양시키고 생기발랄함으로 채워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