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자유주의를 창안했던 발트 오이켄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하나의 특권이 부여되면 그는 이 특권을 기반으로 두 번째의 특권을 요구하고, 두 번째의 특권도 주어지면 그는 세 번째의 특권을 요구한다.”
앞으로 10년, 행정부와 입법부는 각종 이익단체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경쟁의 장으로 변질할 것이다. 노동단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노동자의 경영 참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같은 오랜 숙원을 입법화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이렇듯 반시장적인 법안들이 다수의 힘으로 속속 통과되겠지만, 그러나 사업가들은 이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지 않을 것이며, 아웃소싱이나 공장 없는 경영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한 인력을 감축할 것이다.
대기업들은 대규모의 국외 투자로 특정 국가에 입지를 정할 때 따르는 국가 위험을 분산하면서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지구촌 곳곳을 둘러보면 그들을 환영하는 나라들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떠나면 연쇄적으로 1차, 2차 협력 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악화하면 노동단체들은 기업의 국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겠지만 세계화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며, 한번 떠난 사업가들은 획기적으로 사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노동단체들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겠지만 모든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로 그 속에는 이미 쇠락의 씨앗을 배태하고 있다. 어떤 단체든 초기의 설립 이념을 벗어나 특권을 갖기 시작하면, 그 영향력을 오래도록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