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한지 5개월 되가는 30세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어제가 사귄 기념일이었으니 6년 되었네요.
5년 반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이남자한테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말은
절대 변하지 말자 였습니다.
잘하던 못하던 사랑하는 마음 계속 쭉 가지고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절대 변치 말자..
결혼하면 남자들 많이 변한다는데.. 5년을 봐온 내 남자도 변할까.. 걱정되는 바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5년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한결같이 내 옆을 지켜준 남편을
믿고 의지하고자 결혼을 약속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했네요.
결혼하고 나니 부모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부모가 해주는 밥 먹고 자기방 청소밖에
안하던 여자와 남자가 만나니.. 둘이 사는 게 완전 소꿉장난이더군요.
요리를 할줄 모르는 여자와 집안일을 할줄 모르는 남자.
그나마 요리는 양가 어머님들이 날라다 주시기에 밥만 해서 먹고 반찬으로 먹으면
됐는데 이 남자... 집안일을 거의 완벽하게 해내더이다.
맞벌이인덕에 당연히 결혼전부터 집안일은 반반 하자고 못박아두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덕에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거기다 덜컥 개 두마리까지...
신혼인데도 전혀 배려하지 않고 10시까지 일을 시키는 회사..
결혼 전부터 쭉 이어진 강제야근은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고
상대적으로 일찍 끝나는 남편이 주로 집안일을 도맡아 하기 시작했죠.
10시에 끝나서 들어오면 깨끗한 집안. 짝 빨아서 깔끔하게 갠 빨래들
건강한 강아지 2마리..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남편은 쉬는 날이면 절대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요리를 시키죠 ㅋㅋ 그게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나?
요리를 하는 제 뒤로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스팀청소기를 또 돌립니다.
밥먹고 난 설거지는 제가, 음식물 쓰레기는 남편이 버리고 오고 둘이 앉아
티비를 보거나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요.
삼일 전 제가 고열로 쓰러졌을 때 냉방병인지.. 몸살감기인지 심하게 앓아서
회사 조퇴하고 와서 누워있는데 남편이 죽이랑 약이랑 사가지고 퇴근하더니
열을 내려야 한다며 옷을 벗기고 찬 물수건으로 온 몸을 계속 닦아주더라고요.
오들오들 떨면서 비몽사몽 춥다고 화내고 소리지르고 그러다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몸에서 땀이 쫙 빠져있고 열이 내려가 있더라고요.
제가 약기운에 헤롱거리면서 먹고 싶다고 한 주스랑 초콜릿까지 사다놓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남편을 보면서 이남자랑 결혼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난으로 너 고열나면 얼음물수건으로 찜질할꺼라고
복수해주겠다고 막 장난쳤더니 니가 나아서 너무 좋다면서 아프지말라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아프긴 하지만 남편덕에 그래도 많이 나아졌네요.
시어머니도 너무 천사시고 시 아버지도 너무 저희를 사랑해 주시고
전화를 자주 하시는 게 좀 부담이긴 하지만 그만큼 저희한테 관심이 많고
친해지고 싶어 하시기 때문에 행복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세상 남자들이 우리 남편만큼만 아내와 함께 일을 나눈다면 좋을텐데요.
지금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저에게 그만 두라는 말을
못한다면서 미안하다고.. 내가 돈 많이 벌겠다고 얘기하는 우리 남편..
시댁에 30만원 용돈 드렸으니 처가에도 그 만큼 하자길래
우리 집은 됐다고 하니까 그럼 장인장모님한테 20만원 처제들한테 5만원씩!
이라고 알아서 금액 맞추는 착한 내 남편..
그래 우리 빚도 있고 앞으로 집도 사야지..
내가 너만큼만 버는 거 아니었으면 나도 때려쳤어 ㅋㅋ
내가 10시에 끝나서 집안 일 거의 못해서 미안해..
그렇다고 개똥 모아놓고 이거 치워달라고 조르는 너.. 복수니?? ㅋㅋ
냄새나게 그걸 왜 모아놔!!!
그것도 집안일이라고 나누자는거야?!! ㅋㅋㅋ
나보다더 집안일 잘하고 강쥐들 잘 보살피고 요리만 안하는 내 남편아
우리 행복하게 살장 ^^*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일하느라 힘들다고요!
조금만 집안일을 나눠 주세요~
자랑 글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