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스압이 있으므로 넓은 아량으로 이해바람.
요즘 부쩍 네이트 판에 심취한 20대 중후반의 해외거주 품절-_-녀자사람......
....이었음. 지금은 위대한 어머니중 1인임.
어머니와 여자는 엄연히 다르다는건 애를 낳아보면 알수 있음.
애엄마가 되면
요즘 유행하는 애니멀프린트처럼 온몸에 새겨진 초자연 세로줄무늬 튼살들과
모유수유를 하면서부터 급격하게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식욕증진 호르몬과
남편이나 자녀의 베개로 유용하게 이용할수 있는 물렁물렁 뱃살과
애기 똥기저귀를 아무데서나 갈수 있는 두꺼운 얼굴가죽과
애기울음소리가 배고플때의 미인지 응가했을때의 솔인지 알아챌수 있는 절대음감과
내새끼가 먹다 토한것도 먹을수 있는 초인적인 비위등의
무수한 옵션스펙들이 모두 공짜로 얻어짐....
별로 부럽지 않을거라는건 나도 잘 알고 있음.
흠흠.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 딸 얘기를 시작하겠음.
******미운 세살이라는 우리 딸은 섬나라에서 태어났음.
한국엔 호적조차 없는 외국인임.
게다가 남편이 현지 원주민-_-이라 한국말을 별로 못가르쳤음.
할 줄 아는 한국말이라곤 '엄마' '아포' '안돼' '지지'....등등 그리고 '고기'.
특히 고기라는 말을 아주 자주 함. -_-
엄마는 가끔 지 기분 내킬때 마미라고도 부르지만,
고기는 죽어도 고기임. =_=
MEAT 이라는 단어는 우리 딸의 사전에 없음.
돼지던 소건 닭이건 햄이건 소세지건...고기는 그저 고기임.
아니 강호동 딸내미도 아니고 나 정말 미치겠음
아침 점심 새참 간식 저녁이 다 고기임
게다가 한끼 먹을때 혼자서 삼겹살 일인분쯤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음.
3살짜리 주제에 맥너겟 10개를 혼자 다 먹고 내 감자튀김까지 해치움.
내가 천천히 먹으라고 하면
뺏어먹는줄 알고 더 빨리 막 입에 쑤셔넣음. ㅠㅠ
햄스터들 볼주머니에 음식 저장하는거 암?? 그거보다 조금 더 심함...;;
고기를 먹을땐
세 점 입에 넣고, 양손에 한점씩 들고 먹어야 함.
먹는 속도가 빛의 속도만큼 빠름. 포크랑 숟가락 사용할 시간이 아까워서 맨손을 애용함..
내 딸이지만 가끔 정말 무서움....하아...
내가 "베이비, 아침 뭐먹을까?" 하고 물으면
아주 시덥잖게 뭘 또 물어보냐는 표정을 하고는
"꼬.오.기!"
라고 대답함. -_-
그래서 우리 딸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무거운 편임.
뚱뚱한건 아닌데....정말 무거움.
얼마전에 딸 아팠을때 하루종일 안아줬더니
다음날 내가 몸살났음. =_= 쌀가마니도 이것보단 가벼울거임...
가끔 딸이 자고있는 남편 배 위에 올라서면
정말 "허억!!!!!!!!!!!!!!!!!!" 하면서 일어남.
나중에 하는 말로는 정말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고 함.
옷은 5살-6살짜리 입어야 함.
기저귀도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쉬야 가리는 연습 시키기 시작했음...
눈치 챘을지 모르지만 남편이 육식을 사랑하는 사람임.
샐러드는 초식동물이나 먹는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임...
사실 고기란 말도 남편이 딸한테 가르쳤음.
남편이 유일하게 아는 한국말 두 개중에 하나임.
나머지 하나는 여기서 말하기 살짝 민망하기 때문에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메일 보내주겠음 ㅋㅋ
어쨌든 내가 남편한테 걱정이 되서 우리 딸 채식 시켜야 되는거 아닐까 하고 물었더니
남편이 날 아주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면서 한다는 말이
"She's not a RABBIT."
그래서 나 바로 열폭했음.
나도 안다 이자식아.
토끼는 아닌데 돼지가 되게 생겼다고!!!!!
그러나 우리딸은 오늘날까지 아침점심저녁 고기를 먹고계심 =_=
******* 우리 딸이 정말 미친듯이 좋아하는 게 하나 또 있음 - 쥬스.
전에는 1분에 카프*선을 3개씩 해치우는 능력자였음.
그래서 쉬야도 어른처럼 많이 함.
딸내미가 젤 좋아하는건 초콜렛맛 우유임.
우리 딸은 초코우유를 쪼꼬쥬스라고 부름. ㅋㅋ
한번은 내가 꼭꼭 숨겨놨던 6개 들이 팩에 들은 쪼꼬쥬스를
혼자 냉장고를 뒤져서 찾아낸 우리 딸,
단숨에 6개를 끝내고는 그날 하루종일 "아포 스토막, 아포 스토막..."하더니
결국 몇시간 후 폭풍설사 작렬했음=_=;;;;;
걱정됐던 나와 우리 아가 유모 아주머니는
서로 합의끝에 딸의 쥬스를 한번에 1개, 하루에 2개로 제한하기로 함.
처음 일주일동안은 전쟁이었음.
선키스트 하나를 단숨에 쭈-------욱 들이키고는 한방울도 남지 않은걸 확인 한 후에
유모 아주머니를 아주 가련한 얼굴로 바라보며
(물론 아기랑 유모아주머니는 영어로 대화를 함. 편의를 위해 개발새발 번역체로 쓰겠음)
"띠따......다마셨어."
"오케이. 잘했어. 이제 쓰레기통에 버리셈."
"(내 눈치를 살짝 보고는) 원모어??"
"노노- 안돼, 엄마한테 물어봐 "
그랬더니 나한테 쪼르르 와서는 이러는거 아니겠음??
" 플리이이이이즈? " <- 정말 요런 얼굴이었음.
그래도 마음을 굳게 먹고 노! 를 외쳤음.
그랬더니 요 쬐끄만게 몸을 바르르르르 떨면서 날 노려보더니
"노굿 엄마!!!!!!!!!!!!!!!!! "
라는 처절한 한마디와 함께
내 정강이를 발로 뻑- 까고는 지 방으로 휘리릭 들어가버렸음...
그까짓 쥬스때문에 나는 한순간에 나쁜엄마가 됐음.
그리고 그날 저녁까지 나랑 눈도 안마주침.
저녁밥을 먹고, 딸내미랑 놀고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던 내가
결국 못이기는척 쥬스 하나 주까?? 하고 꼬셨음.
그제야 못이기는척 나를 쳐다보던 우리 딸.
하나말고 두개를 요구함 -_-
맘약한 나란 엄마, 뽀뽀랑 쥬스 두개를 맞바꿈.
이럴땐 알랍유가 귓전에서 메아리를 침.
수백번이라도 뽀뽀해달라면 다 해줌. ㅋㅋㅋㅋㅋ
어쨌든 요즘 쥬스를 제한지급받는 우리딸에게 쥬스는 생명과도 같음.
어린애 답지 않게 단 한방울도 흘리는 법이 없음.
혹시라도 바닥에 흘리면 핥아먹음
********* 우리 옆집엔 4살짜리 필리핀 남자아이가 살고있음. 고놈 잘생겼음.
자칭 저스틴비버임. 꼽슬머리 저스틴비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딸이랑 자주 같이 놀고 같이 만화보는 사이라서 그런지
고녀석이 우리 딸을 걸프-_-렌드...라고 칭함.
왜 니 여자친구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딸이 지한테 뽀뽀를 했기 때문이라고 함..;;
커서 우리 딸이랑 결혼한다고 함-_-;;;;;
차마 4살짜리한테 웃기고 자빠졌다고 할수는 없어서, 어디 지켜보겠다고 했음. -_-
어쨌든 우리딸도 역시 그녀석이라면 사족을 못씀. 왜냐하면.....
먹을걸 잘 나눠주기 때문임-_-
그집 엄마아빠랑 나는 굉장히 친하기 때문에
우리 딸은 그 집에서 밥도 자주 얻어먹음.
꼬마녀석이 밥을 잘 안먹어서 밥한번 먹일라 하면 온 가족이 씨름을 해야 함.
근데 우리딸은 주는대로 착착 받아먹으니 그 가족 눈엔 이뻐보였을거임...
그집 엄마가 자꾸만 나보고 애 밥좀 먹이라고 하는데
미안하지만 우리딸 5분전에 밥 먹고 가서 또 먹는거임...ㅠㅠ
그런데 며칠전에
옆집꼬마가 울면서 나를 찾아왔음.
"띠따(이건 필리핀말로 이모 비스꾸리한 뜻임)!!! ***는 더이상 내 여자친구 아님!! ㅠㅁㅠ"
"왜? 너네 또 장난감가지고 싸웠음?"
"아니!! 띠따 딸이 자기밥 다먹고 내 밥 다 뺏어먹고 내 바나나까지 먹었음!!!!!!!!!!! "
그날따라 꼬마녀석이 젤 좋아하는 소세지 반찬이었던거임.
물론 우리 딸에겐 소세지도 고기에 속하기 때문에
역시나 빛의 속도로 남의 접시까지 비운거임.
이래서 우리 딸은 생애 첫번째 남자친구와 결별하게 되었음.....ㅠㅠ
****** 하도 걱정이 되서 다이어트를 시켜보려 했음.
하루에 딱 세끼만 먹기, 정해진 양만큼만 먹기, 자기전엔 우유 먹지 않기 등등.
유모 아줌마와 결의에 찬 합의를 보고
작전을 개시했음.
하루가 지나자 아이가 예민해지기 시작했음.
먹고싶은만큼 못먹어서 그런지 막 이상한걸 줏어먹기 시작했음.
머리카락, 단추, 뜯어진 놀이매트 등등...=_=
물론 눈물이 쏙 빠지게 혼냈음.
그런거 먹으면 안된다고 가르쳤음.
이틀째....
스폰지밥을 보면서 아이가 눈물을 흘림....
밖에 나가 놀지도 않고
방에서 정말 티비만 보고 있었음...;;
우리 유모아줌마는 벌써부터 그냥 먹고싶은만큼 주자고 날 설득하기 시작했음.
정신적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게 눈에 보였으나
마음이 약해지면 안된다고 내 자신을 가다듬음.
그리고 한 삼일째 됐을때...
나와 못먹어서 예민해진 딸내미의 기싸움은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음.
아이가 가엾었지만, 그래도 다 그게 딸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음.
그런데 결정적으로 내가 아이의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된 이유가 있음.
그 삼일째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음. 잠자리 전이라 한참 칭얼대야 정상인 애가
너무 조용한거임....
벌써 잠들었나 하고 방문을 열었는데 애가 없었음.
갑자기 내 머릿속을 번뜩 스치고 지나간 한 단어.
가출!!!!!!!!!!!!!!!!!!!!!
나도 참 정상은 아님. 세살짜리를 데리고 한다는 생각이 이정도임-_-;
근데 그 당시엔 정말 다급했음.
십리밖까지 나가서 아이를 찾아봤지만 찾을수가 없었음..
나는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음. 심장이 막 쿵쾅거렸음.
정말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음.
일하고 있는 남편까지 집으로 한걸음에 달려왔음.
신한테 간절히 기도했음.
앞으론 다이어트따위 안시킬테니까 딸 찾게 해달라고 기도했음.
그리고 정확히 20분후에
우리 유모아줌마에게 전화가 왔음.
"베이비 화장실에서 휴지를 먹고 있음!!!"
휴지를 먹고있음...
휴지를 먹고있음....
휴지를....먹고.....있음...................
결국 다이어트작전은 실패로 돌아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딸은 아침점심저녁 꼬기를 먹고있음....
이 외에도 아이키우는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수많은 얘기가 있고
우리 딸 못지않게 우리 남편도 골때리는 인간이지만..
재미없을까봐 그만씀-
그럼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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