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때 임신을 했습니다
제가 평소 좀 둔하기도 하고 생리도 불규칙 해서
4개월때야 임신이란걸 알게 됬었습니다
남자친구랑은 헤어진 상태였고 학교도 다니고 있어서
남자와 친구들이 낙태하라고 하고
저도 지금 제 나이에 아이를 낳는다는건 저나 아이에게 좋은일이 아닐꺼 같아
낙태를 결심했었습니다
산부인과 가서 진료받고 초음파 하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내 뱃속에 있는 내 아이를 지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12센치에 눈코입 손발 형태를 다 갖춘 아이를 죽일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희집은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저와 동생 둘이 살았습니다
아빠도 다른가정을 꾸리며 살았고 엄마도 마찬가지였고요
엄마집이 근처에 있어서 늘 오셔서 청소와 밥을 해주셨지만
시간이 맞지않아 얼굴을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게 만삭까지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들을 속이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물론 친한 친구들과 눈치빠른 학교 애들은 알고 있었고요
소문이 돌아서 제가 아는 많은 아이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 안좋은 얘기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고 ,,
그렇게 달이 차오르다 9개월째에 미혼모 센터와 연락을 해서
예정일 이주일 전에 센터에 들어갔습니다
센터에 들어가면 학교 못가니 걱정하고 있던 참에
담임선생님이 상담실로 부르시더군요
여자분이셨는데 윗옷을 올려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평소에도 엄마같이 챙겨주시던 분인데 너무 죄송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음주에 제주도를 가는데
그때 맞춰서 가서 낳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병결로 해주신다고 , 제가 출석률이 적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센터에 들어가서 예정일보다 4일 전에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남자아이고 4.2kg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막상 낳고 나니 데리고 가려니 무서웠습니다
제가 그동안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거든요 ,
그래서 센터에 영아원같이 되어있는곳에 아이를 맡겼습니다
2년후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돈벌어서 데리고 오겠다는 약속과
그렇게 1년 넘게 보고싶고 잘 키울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
사진이라고 해봤자 출생 5일째 되는 사진밖에 없었고
얼마나 컸을지 잘지내고 있는지 밥은 잘먹는지
늘 아이 생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20살이 되던 요번 해에
학원등록해서 알바 하며 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정말 비밀은 없다는 말이 맞는지 부모님이 알게 되셨고
저희 부모님 전에 사귀던 남자 부모님과 만나서 얘기를 했습니다
남자부모님들은 입양 보내라고 서로 자식들 앞길 막는거라고
저희 부모님은 아무 말씀 안하셨고 다음날 다시 약속을 잡으시더라구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해달라는거 다 해주며 키우진 못하겠지만
제손으로 키우고 싶었고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었는데
정말 입양이 보내지면 이제 보지도 못하고 평생 그리움에 살 생각에
밤새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부모님들끼리 만나고 오셨습니다
엄마가 니 생각은 어떠냐고 입양 보내고 싶냐고 말하시더군요
제가 챙피하고 얼마나 미울까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죄송해서 눈도 못마주치고 그냥 싫다고만 했습니다
엄마가 우시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엄마도 자기 핏줄 입양보내곤 못산다 , 그래도 니 앞길 막힐까 그게 걱정이다 , 그러면서 마지막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고 , 미역국도 못먹이고 그동안 너무 무신경 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죄송한건 전데 ,,
그렇게 아이 데리고 왔고 엄마와 아빠 반대로 제 호적에 올리진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 잡아서 어느정도 자리 잡으면 그때 그러라고
그래서 전 다른지역으로 가서 일하고 학원다니면서 지냈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키우시고 놀이방 종일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늘 누나 뭐하냐고 전화가 오면 얼마나 이쁜지 모릅니다
전화끊고나선 늘 눈물이 나지만요 ..
빨리 열심히 해서 당당하게 키우고 싶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나중에 아이가 제가 엄마라는걸 알게되면 그 때 받을 상처가
너무 미안하고 두렵습니다
저 때문에 아이가 힘들까 정말 너무 미안합니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
아이를 지웠으면 이렇게 웃는 모습도 보지 못했을..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꺼 같고
보고 있으면 깨물고 싶을 정도로 너무 이쁩니다
앞으로 더 힘들 일이 많겠죠 ..
그래도 아이는 상처 없이 키우고 싶습니다
강해져야겠죠 , 이런저런 시련을 견디려면,,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지금도 행복하지만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그렇게만 살고 싶습니다
누나라고 부르는 제 아들을 보는건 너무 힘들지만
더 노력하고 강해져서 당당하게 키울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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