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출연했던 주부 18명
ㆍ주부의 재테크는 가정의 행복 뿐 아니라 자아실현까지
「레이디경향」은 지난 6개월 동안 주부들의 재테크 노하우를 배우는 코너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기자가 만나왔던 주부들은 모두 자신만의 노하우로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리면서 재테크를 하는 분들이었다. 각자 주식과 부동산, 펀드 등 투자 마인드에 대한 차이는 조금씩 있었지만 신세대 주부들다운 '도전정신'과 '재테크 마인드'만은 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재테크 대담에 참여한 18명 주부들의 알짜배기 재테크 정보를 모아봤다.
전문가 못지않은 재테크 달인들
결혼 17년 차 김진경씨(42)는 재테크에 대한 감각이 뛰어났다. 17년 전 결혼 당시, 강남에 1억5천만원으로 2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고 재건축으로 현재 시가 6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가 2006년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김씨는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고,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또 틈틈이 모아놓은 종자돈으로 개발 호재가 많다는 강북의 소형 아파트 등에 투자해 현재 총 8억원의 수익을 낸 상황이다. 대출금이 많아서 이자 내기가 벅차다는 게 지금 가장 큰 문제이지만 그녀는 "저축을 해서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대출을 포함해서 집을 사놓고 대출이자를 갚는 게 더 수익률이 좋다"며 자신만의 투자 포인트를 공개했다.
결혼 17년 차 김채영씨(51)는 20년 전 50만원으로 재테크를 시작해 전문가 못지않은 정보와 경험이 풍부하다. 그동안 수많은 투자를 하면서 높은 수익을 보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몽땅 잃기도 했다. 롤러코스터 같은 재테크 투자를 경험하면서 결국 순이익은 5억원 정도다. 이에 대해 김채영씨는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투자를 하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혼 17년 차 김민화씨(42)는 감히 '부동산 투자의 귀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투자 감각을 지닌 주부였다. 직접 발품을 팔아서 부동산 정보를 귀동냥하기 시작했는데, 이곳저곳에서 얻어 들은 정보들이 꽤 유익했던 것. 그 뒤로는 습관적으로 땅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초기 자본이 7천만원밖에 안 됐는데 지금까지 10배의 수익을 거뒀고, 여전히 좋은 투자처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김민화씨는 "돈은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꼭 기억하고 발품을 많이 팔 것"을 권유했다.
재테크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주부들
결혼 13년 차 이주연씨(43)는 이제야 재테크를 좀 해볼까 생각 중인 주부였다. 결혼 초 강남에 재건축 빌라를 저렴하게 구입해서 집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 없이 살았다. 또 집을 담보로 다른 투자를 하는 데는 반대하는 스타일이라, 과감한 투자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이들의 교육비 지출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돈을 모을까 고민하던 중, 재테크에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그녀는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결혼 2년 차 조예령씨(28)는 이제 갓 결혼한 신혼이다. 그녀는 아직 종자돈을 모으는 단계인데, 그 과정이 너무 길고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다는 고민을 내놨다. 그래서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한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것. 하지만 대담을 통해 선배 주부들의 경험담을 듣더니, 이내 "조급한 마음을 빨리 없애고 종자돈을 충실히 모은다면 나중에 쉽게 돈이 불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결혼 10년 차 김진이씨(37) 역시 이제 막 재테크에 눈을 뜬 주부다. 그녀의 좌우명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자'였다. 때문에 재테크보다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고 조금만 힘들어도 택시를 타고 회사에 출퇴근을 했다. 그동안 쓴 택시비로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란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갑작스럽게 지출이 늘어났고 그제야 '저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김진이씨는 "그동안 돈을 펑펑 쓴 게 후회가 된다"면서 "앞으로는 저축을 열심히 해서 다른 분들처럼 안정적인 재테크를 하고 싶다"며 반성을 하기도 했다.
결혼 5년 차 김지혜씨(32)는 특이한 '금' 재테크를 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결혼할 때 예물로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제외하고 모든 예물을 금 60돈으로 받은 것. 구입 당시 한 돈에 11만원이었는데 5년 만에 한 돈에 20만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약 2배의 수익률을 올렸다. 결혼 당시 그녀가 현명한 선택을 한 결과였다. 그러나 김지혜씨는 저축보다 소비를 많이 하는 성격 때문에 크게 재테크를 하지 못했다. 돈을 벌어서 그날 다 써버리는 소비 습관 때문에 신용카드가 8장이나 됐다. 그동안 재테크에 관심도 없었다던 그녀는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미 성공한 주부들"이라고 부러워했다.
'경매'로 재테크에 성공한 주부들
결혼 25년 차 오지윤씨(45)는 '경매' 투자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주부였다. 살고 있는 아파트도 경매로 낙찰받을 정도로 경매 정보에 조예가 깊었다. 그녀는 직장에서 경매 관련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이 좋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후 계속 작은 경매 물건들을 사고팔기를 반복, 5년 동안 총 3억원의 순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오씨는 "경매는 주부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라며 "돈이 없어도 누구나 관심을 갖고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권유했다.
결혼 5년 차 박진영씨(32)는 경매로 오피스텔을 낙찰받아 많은 수익을 낸 주부였다. 오피스텔은 매우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더욱 오피스텔 투자에 매력을 느낀다는 그녀. 오피스텔 투자를 통해 평균 25%의 수익률을 올렸으니, 주부들의 재테크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박씨는 "경매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주부들도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때문에 주부들이 처음 시작하기 좋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말했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 재테크하는 주부
결혼 14년 차 김나래씨(39)는 순수익 5억원을 남길 정도로 뛰어난 투자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 후 살면서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집을 잘못된 타이밍에 매수하면서 큰 손해를 본 후, 더 적극적으로 재테크 투자를 하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50세가 될 때까지 20억원을 모으는 게 꿈"이라며 "경제적인 자유를 통해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행복한 노후를 살고 싶다"고 밝혔다.
결혼 1년 차 양지연씨(33)는 결혼 전부터 혼자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한 주부였다. 결혼 2년 전부터 아파트를 구입하고 이후 빌라와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등 꾸준히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 양씨 역시 임대 수익을 통한 편안한 노후를 꿈꾸고 있었다.
결혼 11년 차 송경임씨(32)는 과감한 결단력과 부부간의 합심으로 짧은 기간에 약 8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주부다. 송씨는 향후 임대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좀 더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해야겠다고 깨닫고 있는 상황. 송씨는 "앞으로는 금융자산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위해 임대 수익을 노려보겠다"고 밝혔다.
재테크 강좌를 통해 똑똑해진 주부
결혼 3년 차 한성천씨(30)는 재테크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관련 수업을 신청해서 들을 정도로 열성적인 주부였다. 한씨는 자신의 종자돈이 부족한 것을 고려해 '공동 투자'를 과감히 선택해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한씨는 "재테크에 일단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면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막상 혼자서는 시작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카데미 등을 다니며 전문적으로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재테크로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주부
결혼 15년 차 강안나씨(38)는 나중에 아이들이 다 크면 홀로 영국으로 유학 갈 계획을 세워놓은 당찬 주부다. 그녀는 전형적인 주부답게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서 아파트를 매매해 수익을 남겼다. 또 경매에 관심을 갖고 법정도 100번이나 다녔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때문에 그녀는 "경매와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열심히 돈을 모은 후, 11년 뒤에는 영국으로 유학을 갈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결혼 10년 차 곽혜영씨(37)는 남편의 조기 퇴직을 걱정해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뛰어든 모범적인 주부다. 다행히 아파트 매도·매수 시점이 좋아서 큰 차액을 남길 수 있었으며, 재테크 강좌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도 쌓을 수 있었다. 곽씨는 "옆집 엄마들과 수다 떨면서 보내는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재테크를 통해 공부도 할 수 있고 내 힘으로 돈도 벌고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결혼 16년 차 강소라씨(40)는 부동산보다는 '주식 투자'로 재테크를 하던 주부였다. 그녀는 1억원의 여유 자금으로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동안 나름 성공적인 수익을 거두어오다가 펀드로 큰 손해를 본 이후 2009년부터는 전문가에게 자산관리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주식 투자로 2억5천만원까지 모았으니, 재테크에는 꽤 성공한 셈이다. 강소라 주부의 투자 노하우는 '생활 속 투자'였다.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식품이나 자동차 회사에 투자를 해서 수익을 거둔 것. 그녀는 "만약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너도 나도 들어갈 때 투자하지 말고 주변에서 '통곡' 소리가 날 때 투자를 하는 게 비법"이라고 전한다. 그것만 지키면 주식 투자에서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란다.
주식 투자로 재테크를 하는 주부
결혼 1년 차 양지원씨(32)는 워낙 어릴 때부터 재테크 마인드가 좋았던 분이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때 꿈이 '돈 모아서 내 집을 사는 것'이었을까. 이런 마인드 덕분에 양씨는 어릴 때부터 저축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고 한다. 결국 알뜰한 소비습관 덕분에 회사생활 7년 만에 1억원의 종자돈을 모은 것. 이를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하면서 짧은 시간에 2억원이라는 순이익을 낸 신세대 똑순이 주부였다. 양씨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게 되면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며 "소신을 갖고 투자에 임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뜰살뜰 절약하고 아껴 쓰는 주부
결혼 7년 차 최희선씨(35)는 알뜰함과 꼼꼼함의 극치를 보여준 주부다. 결혼할 때부터 예물과 결혼식 비용을 모두 집 사는 데 보탰다는 그녀. 정말 지독하리만치 안 입고 안 쓰면서 종자돈을 모았고 작은 아파트까지 마련했다. 아끼고 또 아끼면, 결국엔 큰돈이 된다는 것을 손수 보여준 주부였다.
이상 총 18명 주부들의 재테크 노하우를 살펴봤는데 다시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테크에 열정적인 주부들이었다. 일단, 주부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부분은 역시 '부동산'이다.
총 18명의 주부 중 부동산 투자 없이 오로지 '주식'으로만 재테크를 한다는 주부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7명의 주부는 적립식 펀드처럼 소규모의 간접 투자만 할 뿐 주식 투자하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이었다.
주부들이 직접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접근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다", "주위에서 순식간에 돈 잃는 것을 보고 하지 않는다", "가족 중에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이 있다" 등이 가장 많은 의견을 차지했다. 대신, 대부분의 주부들은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 펀드' 등을 통해 적립식으로 간접 투자는 많이 하고 있었다.
부동산에 치중해서 재테크를 해왔던 나머지 17명의 주부들은 크게 '아파트 매매', '오피스텔 수익', '경매' 등으로 나뉘었고, 그 중에서도 요즘에는 유독 '경매'에 관심을 갖는 주부들이 많았다. 워낙 경매가 대중화되어 있다 보니, 소액으로 재테크를 하고 싶어 하는 주부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 팀장 역시 주부들의 투자 내용에 대해 "주부들은 직접 투자보다, 간접 투자로 재테크를 하는 게 더 안전하다"며 "부동산에 치중한 재테크 방식에서 벗어나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총체적인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보통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서 갑자기 재테크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대담에 참석했던 주부들은 대부분 재테크를 통해 가족에게 보탬이 되고, 나아가 자신의 자아실현까지 꿈꾸는 매우 진취적이며 긍정적인 분들이었다. 「레이디경향」의 많은 독자들도 모두 똑똑하고 부자 되는 재테크를 할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