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절을 하며 사죄를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구속하라" 피해자 부모들 통곡...'박근혜시계'눈길
[더팩트ㅣ가평=윤용민 기자]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데 대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 <더팩트> 2일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신천지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그 현장의 '결정적 장면'을 꼽아봤다. ◆북새통 이룬 신천지 평화의 궁전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평화의 궁전) 문 앞. 취재진과 경찰, 피해자 부모 등이 뒤엉켜 한바탕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도가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며 신천지 측이 준비하고 있던 '연수원 지하 기자회견'을 불허하면서다. 취재진은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고 아우성을 쳤고, 경찰은 안전을 이유로 만류했다. 옥신각신하는 상황에서 신천지 신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사이비 이만희 구속하라' '우리 아이들 코로나 검진 받게 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채 확성기를 크게 틀고 통곡했다. 그 옆을 방역 차량이 지나가며 현장소독을 하면 좁은 입구에 경찰과 피해자 부모, 기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피했다가 차량이 지나가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신천지 측은 연수원 내부가 아닌 안마당에서 신분이 확인된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피해자 부모들은 자신들도 들어보내달라며 또 다시 통곡했다.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맨바닥에 엎드린 이만희...울부짖은 피해자 부모 오후 3시 15분께 평화연수원 안마당.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맨 이 총회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안마당에 준비된 의자에 앉은 이 총회장은 "31번 코로나 환자와 관련해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린다"며 "뭐라고 사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이 총회장은 국민들께 사죄를 하겠다며 맨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두 차례 했다. 옆에 있던 일부 교인들은 이 모습을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 총회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누구 개인의 일이기 전에 크나큰 재앙"이라며 "(지금은)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따질 때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이런 모든 것이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최선의 노력을 다 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했다. 이때 밖에 있던 피해자 부모들이 확성기를 크게 틀어 "닥쳐라, 감히 네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느냐. 이만희를 빨리 구속해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효균 기자 |
◆질문받겠다는 이만희, 그만하라는 신천지 이 총회장이 약 15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퇴장하려고 하자 취재진들은 "질문을 받아달라"며 소리쳤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장내가 시끄러워지자 "조용합시다. 우리 모두 성인이다. 이렇게 질서 없이 난장판이 돼선 안 된다"고 꾸짖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발언권을 얻지 않은 기자들이 이 총회장에게 질문 공세를 폈고 신천지 관계자들이 저지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 관계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기자의 질문에 알 수 없는 대답을 했고, 옆에 있던 신천지 관계자가 "이제 그만 가시죠"라고 그의 귀에 대고 재촉했다. 기자들은 질문을 이어갔고, 이 총회장은 대답을 했지만 내용을 알아듣기는 어려웠다. 이를 저지하던 신천지 관계자들은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 총회장에게 "앞으로는 실무자들이 대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나간 뒤에도 약 1시간30분가량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효균 기자 |
◆왼 손목에 '박근혜 시계' 차고 나타나 큰 절을 하고 있던 이만희 총회장의 왼쪽 손목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시계'가 걸려있었다. <더팩트>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과 함께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무궁화가 새겨진 이 시계는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가 제작해 나눠줬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현 야권세력(당시 새누리당)과 신천지의 연관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 아니냐며 웅성거렸다. 이러한 연루설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그런 부분은 우리가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