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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핫펠트, 속마음 털어낸 컴백 ”죽고 싶다는 생각도…”
쓰다 2020-04-23     조회 : 264
핫펠트/아메바뮤직

핫펠트/아메바뮤직 

가수 핫펠트(본명 박예은)가 데뷔 14년 차에 쉽지 않은 고백을 했다. 부모의 이혼과 그로부터 알게 된 친부의 치부, 알게 모르게 쌓았던 상처와 이를 마주하는데 걸렸던 시간들까지. 그는 "제 삶에서 가장 어둡고 지독했던 3년 동안의 일"이라고 정의했다. 불안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느낀 여러 기록들은 첫 정규 앨범 '1719'(일칠일구)에 들어 있다.
 
원더걸스로 톱 가수의 행보를 걸었던 예은이 뒤늦게 파격적인 가정사를 공개하게 된 이유는 살고 싶어서였다. 2014년 핫펠트라는 예명으로 처음 낸 'Me?'(미?)를 시작으로 그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단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깊었고 이겨내기 위해 모두에게 솔직해지는 법을 택했다. 자서전의 부제는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로 인간 박예은의 손글씨, 낙서, 생각 등이 담겼다. 음악과 함께 꺼낸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모아 한정 수량으로 발간했다. 핫펠트는 "'1719'에서 나눈 모든 이야기를 우리만의 비밀로 간직해달라"는 당부를 서두에 적었다. 
 
-정규 1집 발매 소감은. 
"준비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 2017년 JYP를 떠나 아메바컬쳐로 소속사를 옮기게 되면서 상황들이 많이 바뀌었다. 29세라는 나이에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었다. 그 당시 느낀 감정들이 책과 음악에 담겼다. 가장 어두웠던 시기라고 표현했지만 별처럼 반짝이는 순간들도 있었다." 
 
-자서전을 함께 엮은 이유는.  
"연예인들이 항상 행복할 것만 같고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 것 같지만 사실 우리도 사람이다. 힘든 시간을 겪을 때도 있고 남들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들을 당할 때도 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것들을 감추려는 시간을 갖다 보니 내 안에 병이 악화했던 것 같다. 2018년부터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는데 책을 써보면 좋겠다고 추천을 받았다. 글을 같이 보여주면 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도 같았다." 
 
-가정사 공개에 대한 가족들 반응은. 
"책을 다 쓰고 보여줬다. 가족들이 반대를 하거나 불편하다고 한다면 내용을 바꾸려 했는데 다들 나라는 사람을 알다보니 너무 진심으로 지지를 해줬다. 엄마, 언니, 동생 모두 따로 보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게 고마웠다. 덕분에 나도 '이걸 내는 게 맞나' 하는 두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가족들이 자신을 믿고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과 지지를 해줘서 준비하면서도 마음이 설렜다." 
 
-책 시작에 '비밀'이라는 표현이 있어 아이러니하다. 
"책을 보신 분들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글로 흐름을 갖고 이야기를 하면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하는 게 있을 텐데, 일부만 발췌하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단편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고, 내 감정을 단편적으로 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무거운 이야기들이라서 그에 대해 계속 부연설명을 하게 되는 상황 또한 불편할 것 같아 '비밀'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금은 괜찮은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고 생각한다. 죽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 순간이 있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하지만 우울감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건 아니라서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하고 채우려고 노력한다." 
 

핫펠트/아메바뮤직

핫펠트/아메바뮤직 

 
-심리 안정을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나.
"특별한 방법은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큰 위로가 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전화도 자주 하려고 한다. 엄마, 언니, 조카, 동생 등 꾸준히 연락하면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Satellite'(새틀라이트)와 'Sweet Sensation'(스윗 센세이션)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내 삶을 지탱해온 꿈, 가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음악이 주는 행복감도 분명히 있지만, 이 일을 오래 하니까 지쳐가고 때론 회의감도 들었다. 그럴 때 인공위성을 보면서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빛나고 있지만 실제로 별은 아닌 것 같다는 그런 감정을 담아 노래를 썼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자기가 가는 길에 대해 100% 확신을 갖고 가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들 고민이 있고, 두려움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용기로 바꿀 힘을 주고 싶었고 나 자신도 용기가 필요했다. '1719'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이 그 꿈인 것 같아 '새틀라이트'를 타이틀로 정했다. '스윗 센세이션'은 평범한 일상을 담으려 했다. 힘들었을 때 경험을 담은 곡이지만 나 스스로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나게 썼다. 서로 다른 분위기로 타이틀을 꼽아봤다." 
 
>>[인터뷰②] 에서 계속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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