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가 20살 때 첫사랑 남자친구가 친구와 바람이 났다고 털어놨다.
5월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성악가 조수미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조수미는 “83년도에 이탈리아에 유학을 갔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인터넷, 컴퓨터도 없었다. 어머니 목소리 한 번 들으려면 한 시간 버스 타고 가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시계를 봤다. 1분만 통화를 했다”며 전화 요금 때문에 모친과 통화도 1분만 가능했던 유학시절을 회상했다.
유재석이 “83년도 이탈리아 유학이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거 아니냐.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시기도 아니고”라고 묻자 조수미는 “서울대 수석 입학했다. 들어가자마자 연애를 너무 진하게 했다. 공부를 안 했다. 졸업정원제라는 게 있었다. 52명 뽑아서 성적순으로 잘랐다. 1등 수석으로 들어갔는데 다음 해에 52등을 했다. 수업을 안 들어갔다. 그래서 쫓겨났다. 교수님들 부모님들이 아쉬운 거다. 남자친구를 두고 혼자 눈물을 머금고 가게 된 거다”고 답했다.
조수미는 “그 때 아버님이 저한테 주신 돈이 딱 300불이었다. 큰돈 같아도 작은 돈이었다.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안은 아니기 때문에. 3개월, 6개월 공부하고 빨리 오려고 했다. 남자친구도 기다리고 있고 노래 해봐야 뭐하나 했는데 3개월 후에 남자친구 편지가 왔다. 헤어지자. 그 때 눈물 머금고 결심했다. 내가 누군가가 돼서 돌아가겠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수미는 “또 하나 너무 괘씸했던 건 그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 친구가 저희 학교 저희 과 친구였다. 그 당시 3일은 정신을 못 차렸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내가 그 사람에게 느꼈던 사랑, 미움, 감정들. 그걸 부르는 노래에 담으니까 이제는 고맙다”며 카메라를 보고 “고마워”라고 영상 메시지를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뒤이어 조수미는 “유학 가서 5년 만에 한국에 왔다. 88올림픽 초대를 받았다. 금의환향이었다. 김포공항에 공중전화가 있는 거다. 전화해야 할 것 같아.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소리가 나는데 끊었다. 이야기는 못했다. 심장이 멎으면서 내가 아직 사랑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나면서.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갈 때 발길이 안 떨어지더라. 그 분이 한국에서 내 독창회에 와서 내 노래를 듣다가 간 것까지 안다”고 첫사랑 후일담을 전했다.
조수미는 “20대 사랑인데 그 때 너무 순수했다. 사랑의 힘은 시간이 흘러도 추억이 어쩔 수 없이 영원히 남는 것 같다. 애틋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음악이 성숙할 수 있었다. 제가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그분의 스토리가 있다. 말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보여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조수미는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5년제 과정을 2년 만에 졸업한 비결도 “그 남자친구 덕분”이라며 “5년이 너무 긴 거다. 빨리 가서 복수해야 하는데. 학과장에게 가서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월반할 수 있냐고. 1학년에서 3학년, 3학년에서 5학년. 시험을 봐서 2년 만에 끝냈다. 온갖 것들을 이태리어로 해야 했다. 빨리 서울에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조수미는 당시 너무 열심히 공부해 눈앞이 안 보이기도 했다며 “처음에 갔을 때는 오페라의 나라인 이탈리아에서 내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오페라는 다른 악기와 달리 무대에 서야 하는데. 얼굴도 동양인이고. 서양인들이 장악했던 무대를 이 동양인이 프리마돈나로 주인공으로 설 수 있을까. 너무 감사하게도 그 일이 내게 벌어졌다. 어떻게 보면 참 축복이다”고 말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