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동 언어의 특질
속초방언의 위상
속초(束草)는 조선 시대의 양양도호부(襄陽都護府) 소천면(所川面) 속초리 (束初里)라는 작은 마을로부터 시작된 도시이다. 그러다가 청초호(靑草湖)가 개발되면서 1937년에 속초면, 1942년에 속초읍, 1963년에 속초시로 계속 발전하였다.
강원도에 속해 있는 속초의 언어는 흔히 중부 방언으로 모호하게 분류되었으나, 이익섭(1981)에 이르러 강원도 방언을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으로 이분하는 방언권 설정에 따라 영동의 북부 방언권으로 속하게 되었다.
한편 김영황(1982) , 황대화(1986) 등의 연구에 힘입어 강원도 영동 방언은 경상-강원-함경으로 연결되는 동해안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 방언의 성격이 규정되기도 한다. 특히 동해안 방언권이라는 점에 있어서 강원도 영동 방언은 경북과 함경을 잇는 전이지대로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숭녕 (1967)이나 김병제(1988)에서와 같은 국어에 대한 일반적인 방언구획은 다음과 같다.
(1)국어의 대방언 구획
가. 동북 방언 지역 : 함경도 지역
나. 서북 방언 지역 : 평안도 및 황해도 지역
다. 중부 방언 지역 '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지역
라. 동남 방언 지역 : 경상도 지역
마. 서남 방언 지역 : 전라도 지역
바. 제주 방언: 제주도 지역
이러한 대방언권에 의하면 강원도에 속하는 속초는 중부 방언권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영동 동해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동북 및 동남 방언권과의 공통점도 가지고 있음이 최근의 연구 성과에서 드러난 그 특징이다. 그러므로 속초 방언의 위상은 중부 방언의 성격과 동해안 방언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는 복합전이지역 (複合轉利地域)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영동 방언권인 속초의 언어는 함경 방언과 같은 북부 방언과 경상 방언인 동남 방언의 성격을 아울러 지니면서 , 영서로 연결되는 중부 방언의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으므로 방언의 삼각지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영동 방언의 특성은 영동 방언만의 독특한 체계로서 기술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방언이라는 속성 자체가 주변의 다른 방언과 항상 공통성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이적 성격으로 인하여 영동권인 속초 방언의 위상이 폄하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방언 연구의 충분한 주목의 대상이 될 수 있다.영동 방언권에 속하는 속초 방언은 같은 방언권이라 할 수 있는 강릉 지역이나 삼척 지역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민현식 1991).
(2) 속초 방언의 특징. 강릉 및 삼척 방언과 비교하여
가.'ㅂ,ㅅ' 보존형이 우세하다.
나. 단어나 문장의 고저 억양이 심하다.
다. '-나?'보다 '-니?' 가 우세하다.
라.'-니다. -니까?'가 '-네다,-네까?'에 가깝게 발음된다.
마. 일부 단어의 형태가 다르다.
이러한 차이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속초의 북부 지역인 함경도 방언의 영향과 함께 한계령 및 진부령을 통한 영서 방언의 영향을 함께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에서 설명하는 속초시 청호동의 언어는 이러한 속초 방언의 특성을 염두에 두면서 기술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