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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생각보다 흔한 낙인
어쩌다.. | 2011.12.14 | 조회 5,748 | 추천 7 댓글 0


참 어려운 고민인데요.. 가정문제에요.

저는 아버지가 중학교때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두 분이세요.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아버지의 둘째 부인인데..

4년간의 암 투병 끝에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쉽게 말하면, 저는 아버지가 바람피워서 밖에서 낳아온 아이입니다.

호적상 엄마는 첫째 부인으로 되어있구요.

 


정리하자면

1. 아버지 : 중학교때 간암으로 돌아가심.

2. 호적상 어머니 : 친엄마는 아니지만 키워주시고 호적상에도 엄마. 아들 둘 낳으심.

3. 친어머니 : 작년에 유방암으로 돌아가심.

4. 오빠 둘 : 이복 오빠들지만 무척 사이 좋음.

5. 이해하시기 어렵겠지만 어머니와 친어머니 사이 좋으셨음.


 

이렇게만 말하면 막장집안처럼 보이지만,

정말 저희 다 사이 좋거든요.

저 자격지심이나 삐뚤어지게 크지 않았고

너무 감사하게도 세분들과 오빠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컸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실히 산 편이고..


지금은 공립학교 교사입니다.

외모.. 미녀는 아니지만 그냥그냥 어디가서

숭하단 소리는 안 듣고 살아요...

가끔 난시 심하신 분들께서는 이쁘다고도 해주십니다.

 

그런데.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가 좀 있는데요.



첫 번째 연애는 스무살 때부터
3년 사귄 대학 때 cc였어요..

우리 집 사정을 알고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엄청난 반대를 했죠.

당시 나이 스무살에 결혼하겠다 뭐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아버지 없는 애는 안된다!” 하시며.. _




지금 생각하면 그걸 전해준 놈도 나쁜 놈.. 아니 어린 놈이었겠죠..

저에게 이렇게 오래 박힐 말이 될 줄은 모르고 전했겠죠..

걔는 걔 수준에 맞는 애 만나라고 해라."

 

암튼 그래서 군대보내고 깨빡..

 

 

두 번째 연애는 사회 생활 시작하면서

3년을 사귄 사람...

친구 선배였는데 소개팅으로 만났고

여행 좋아하고 재미있고 유쾌한,


저와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이었어요.

저보다 두 살 많았고 의사였는데요.

첫번째 연애 때문에 생긴 두려움 때문에 사귀기 전부터 걱정이 되더라구요.

게다가 사짜붙은 전문직.. 오죽이나 깐간하게 따질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 사람. 학교 다닐 때 야학을 했더라구요..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저희 집 이야기를 다 듣고도

환경보다는 사람이 중요한거라고 말해줬어요.

배경보다 사람을 봐주는 흔치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고 그만큼 많이 믿고 의지했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알콩달콩 연애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사귄지 2년 쯤 되던 해..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어요.




사귀는 도중 친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저를 고아로 알고 계시더라구요.

아버지 돌아가신 건 알고 계셨으나,

호적상 어머니의 존재 등에 대해서는 모르셨으니...

어릴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가 지금 돌아가셔서 고아가 된 것으로 생각하신거죠..

 

물론, 저희 가족사를 남친가족한테 전부 말하는 건 부끄럽기도 하고,

반대할까봐 걱정되기도 했구요..

그렇다고 저를 지금까지 키워준 엄마가 뻔히 있는데

엄마가 없는 척 할 수가 없었구요.

 

저는 남자친구 부모님을 먼저 만나고,

어느 정도 친해진 뒤 우리집 사정을 말씀 드리기를 원했는데

남자친구는 부모님을 속이는 것 같아서 싫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인사드리러 가기 전,


남자친구가 본인 부모님께 저희집 사정을 말씀 드렸고

역시나 펄쩍 뛰면서 엄청난 반대를 하십니다.

 

“바람 피운 사람 자식은 바람을 피게 되어있다.”

 

...

그냥 두 번째 남자친구 사귀면서도 항상 했던 말은

부모님께 우리집 사정 말씀 드리기 전에,

제발 저를 한번 만나뵐 수 있게 해달라는 거였어요.

저 먼저 보시고, 사정 들으시고 그래도 반대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제발 보지도 않으시고 그리하는 일만 없게 해달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선입견이 너무 심하니까.

그리고 저도 첫 번째 연애에 대한 상처가 있으니까요.

 

.. 근데 또 같은 상황의 반복.

 

저희 집 상황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더 힘들어요.

반대하는 상대편 부모님의 심정도 이해가 되니까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잘 설득해보자고 했죠.

그리고 명절, 어버이날 모두 챙기며 둘이 연애를 잘하고 있으니까


맘을 누그러뜨리시더라구요.

 

그런데도 인연이 안 닿았는지 헤어지게 되었어요....

 

제가 정말 상처 받았던 건 사실..


남자친구 부모님 때문이 아니라 남자친구 때문이에요..

올해 헤어졌는데.. 헤어지는 날 저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넌 아버지도 간암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유방암으로 돌아가셔서 너도 몸이 안 좋을거다.

네 가족력은 대한민국 상위 5%안쪽이다. 그게 많이 걸린다.”

 

진짜 너무너무 속상해요.

지금까지 살면서 다른 사람한테 손가락질 받을 짓


한 번 하면서 살아본 적도 없고,

우리 오빠들 이복오빠지만 친남매와 다름없이 컸습니다..

저를 키워준 어머니도 저를 너무 사랑해주시고,

일찍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는 짧게 살다 가신 대신 엄청 사랑을 퍼 부어주시고 가셨어요.

돌아가신 친어머니도 마찬가지고요.

큰 부자는 아니지만 늘 웃음이 많은 집이구요.




저 역시 긍정적이고 유쾌한 사람이에요.

 

근데 내 인생 두 번의 연애의 끝이 모두 다 같은 이유 때문..

 

게다가 두 번째 남자친구는


정말 제 상황이나 배경은 안보는 사람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만 보는 사람이라 생각했거든요...

 

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으니까.

아버지,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으니까.

 

휴우..

저 연애 할 수 있을까요? .. 연애는 하겠지요.

저 결혼할 수 있을까요?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런 우리 집 상황을 알면서도

상처주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할까요?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상대방 남자도 흠이 있으면 된다.”

 

그래서..

얼마전에 저와 나이차가 좀 나는 돌싱과 소개팅했어요.

결과는 별로였고...

 

현실을 인식할수록 결혼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주말에는 돌아가신 엄마 납골당에나 다녀올랍니다.

 

우울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인데 들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

쌀쌀한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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