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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내설악 호령하는 한계령의 초대형 수직벽
빙글빙글 | 2011.09.13 | 조회 11,479 | 추천 0 댓글 1














 

양평에서 설악산으로 향하는 6번 국도변에는 4월 중순임에도 봄이 더디 오고 있다. 예년이었으면 벌써 만개했어야 할 꽃들이 망울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장수대 분소에 도착하여 설악산 구조대의 이원욱씨와 동행하여 미륵장군봉으로 향한다. 미륵장군봉 계곡은 예전에 석황사로 향하는 진입로였기에 비교적 뚜렷한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자 오승폭포에서 내려오는 맑은 계곡물이 적송과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계곡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자 마치 커다란 병풍처럼 검게 펼쳐진 수직의 거대한 암벽이 주위를 압도한다. 바로 미륵장군봉 북서벽이다.
















이곳 미륵장군봉에는 5개의 루트가 개척되어있다. 5개의 루트 모두 등반길이 200미터가 넘는다. 인수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암벽등반대상지다.



미륵장군봉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산악회는 1967년 창립된 서울의 타이탄산악회다. 그 당시 외설악에 집중된 등반대상지에서 벗어나 내설악에 새로운 암장을 찾던 이 산악회는 1990년 10월 한가위를 맞아 이곳 미륵장군봉 전면 벽에 ‘한가윗길’을 개척했고, 1991년 9월에는 ‘노총각길’을 개척했다.


이어 1994년 8월에는 ‘타이탄길’을 개척했으며 2001년에는 ‘카르마’를 개척하는 등 거의 매년 이곳 미륵장군봉에서 개척과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타이탄산악회 이외에도 코락(코오롱 등산학교 동문회) 회원들이 1990년 8월에 개척한 ‘코락길’도 있다.


200미터가 넘는 수직의 거대한 암벽



계곡을 오르는 내내 날씨는 계속 찌푸려있다. 취재진은 미륵장군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야영 터에서 장비착용을 서둘렀다. 이번 취재에 동행한 문성욱(34세·안산바위를 찾는 사람들)씨는 이곳에서의 등반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그에게 선등의 기회를 양보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한가윗길’을 오르기로 결정하고 등반에 나섰다. 첫 마디와 두 번째 마디는 총 80미터 길이의 슬랩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각도와 난이도이지만 볼트 간격이 너무 멀어 선등자는 부담을 안고 가야하는 구간이다. 소나무와 숲, 완경사의 바위지대를 올라 우리는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는 작은 동판 앞에 섰다.



이곳부터 솟구친 150미터 가량의 수직 암벽은 검은 물줄기 자국과 어우러져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 번째 마디 등반을 위하여 문성욱씨가 약간 우측으로 이동하여 직상한다.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이곳도 볼트 간격이 멀어 부담을 느낄 만도 했지만 물 흐르듯 쉽게 등반을 이어간다.



문성욱씨와는 개인적으로 세 번의 해외 원정등반을 같이 했었다. 작년 파키스탄의 트랑고 타워(6239m)등반도 같이 했는데, 그때도 상단 벽의 어려운 크랙을 힘들이지 않고 시원하게 돌파하던 기억이 새롭다.



마디 종료지점에 다시 모인 취재진은 한가윗길에서 가장 어려운 4번째 마디 등반에 바로 나섰다. 출발을 위해서는 직벽을 우측으로 이동한다. 큰 구멍홀드를 잡고 직벽 상의 미세한 돌기 부분을 딛고 균형을 이용하며 넘어가서 등반을 이어가야 한다.

선등을 책임 진 문성욱씨는 강한 근력으로 이곳을 돌파하여 수직의 볼트 길을 올라 좌측의 벙어리형 수직의 크랙에 올라선다. 이 구간 역시 볼트 간격이 길어서 선등자의 부담이 심한 곳이다. 문성욱씨가 안전하게 등반을 마무리 한다.


아찔한 고도감으로 다가오는 미륵장군봉














미륵장군봉 등반의 묘미 중의 하나는 올라온 만큼의 수고를 보상해주는 아름다운 주위 풍광이다. 넘실대는 점봉산의 능선들과 바로 계곡 건너편으로 바라다 보이는 또 다른 기괴한 모양의 암벽들, 아찔한 고도감으로 다가오는 미륵장군봉 계곡의 수려한 경치, 이런 것들이 암벽등반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큰 기쁨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섯 번째 마디는 25미터 길이로 바로 위의 곧추선 벽을 올라가야 하지만 그리 심한 난이도는 아니어서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또한 바위가 살아있어 마찰력이 뛰어나 보기보다 등반을 쉽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 여섯 번째 마디의 걸어가는 구간을 남기고 하강을 결정했다. 이틀간 계속 찌푸린 하늘에서 참았던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악착같이 정상에 갈 만한 이유가 우리에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모든 어려운 구간을 마쳤고 또한 충분히 등반을 즐긴 것으로 만족했다.



4번의 하강을 무사히 마치고 장비 정리를 서둘러 끝내고 계곡 초입으로 내려섰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조릿대 숲을 지나 20여분을 내려서자 다시 한계령 도로다.



그 사이 문성욱씨는 접근과 등반성을 따져보아도 참 쉽게 아름다운 바위벽을 등반할 수 있는 미륵장군봉에 흠뻑 빠진 것 같다. 점차 빗줄기가 거세진다. 이 비가 그치면 성큼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미륵장군봉을 뒤로한다. [글|임성묵 빅월클라이밍 전문기자 사진|강레아 객원 사진기자]


[미륵장군봉 한가윗길 루트 개요 및 등반 개념도 - 사람과 산 2005년 5월호 171 페이지를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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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무서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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