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것 아무것도 아니에요. 미움, 그것은 더 아무것도 아니지요.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냥 두세요. 창문 좀 흔들다 나뭇잎 좀 적시다 그러다 잠잠히 가고 말 거예요. 비가 와도 바람 불어도 눈보라가 휘몰아친대도 다 그렇게 지나가고 말 거예요. 그리움, 그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에요. 가을 단풍 물들 듯 한동안 잠깐 지나가는 추억 같은 홍역 꽁꽁 언 겨울 지나고 새봄이 오면 아무 일도 아닌 듯 그렇게 다 잊게 될 거예요. 어쩌면 오래 아픔이 머물러 살려고 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세월이 가면 그냥 두어도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이 아픔이지요. 글/ 제산 김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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