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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는 기차
sicker2002 | 2019.11.21 | 조회 153 | 추천 0 댓글 0

내가 타는 기차汽車

 

서정주

 

열두 살에 병이 나서

군산 서양 사람 병원으로 뢰트겐 사진을 찍으러 갈 때

나는 점잖게

모시베 다듬이 한 두루마기를 바쳐 입고

아버지하고 같이 기차를 탔는데,

내가 본 우리 마을 어떤 소녀보담도 더 토실토실 살이 찌고

훨씬 더 깨끗하게 씻은

전신(全身) 간지럼 먹은 웃음 소리 같은

도시 소녀들의 일단 속에 그만 휩싸여서

오갈이 팍 들어 낯 붉어져 앉아 있었지.

내것보단 훨씬 더 깨끗하게 드러난 그 애들 손톱 속의 반달을

구름 없는 하늘에서처럼 눈박아 엿보고만 있었지.

트락탁탁, 트락탁탁, 트락탁탁, 트락탁......

기차 바퀴 소리의 멜로디 속에

참 그것 신기하게는 어여뻤었지.

그래 나는 지금도 그렇게만 기차를 타러 간다.

나를 오갈 들어 낯 붉으려 하게 하는

내것보다 훨씬 더 깨끗한

낯선 소녀의 손톱 속의 반달을 보기 위해

그걸 제일 목적으로 기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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