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木瓜
임강빈
백자 항아리 옆에
모과 몇 개
싸늘한 살갗에
그윽한 향기
좁은 방안이
이렇게 넉넉할 줄이야
노오란 빛깔은
모두 이런 것이랴
눈으로 맡아 보는
모과 향기
욕심을 버리고서
얻어지는 것
못난 생김새에서
풍기는 것
골똘한 생각
살아 있는 목숨
훌쩍 떠나도
이 깊은 향기 잊어질까.